“건축하는 사람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멋진 집을 짓는데 필요한 3D 모델링은 기본적이고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런데 평면도형을 2D나 3D로 바꾸는데는 작업 시간이 2주나 걸리고, 비용도 5만달러 이상 듭니다. 이 솔루션은 아이폰보다 가볍고 포터블한 디바이스로 30초 만에 보편적 가격으로 공간을 3D로 바꿀 수 있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5시. 충북 오창에 자리잡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회의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LG유플러스가 공동 주최한 ‘사물인터넷(IoT) 스타트업 글로벌 육성 프로그램 데모데이’가 이곳에서 열렸다.
IoT 스타트업 글로벌 육성 프로그램은 △비즈니스 혁신 △산업 혁신 △사회적 혁신 분야 등에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비즈니스를 발굴해 육성·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데모데이는 지난달 공모전을 통해 무려 17대 1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6개 스타트업이 최종 자웅을 가리는 자리로 만들어졌다.
반승환 엘지유플러스 신사업발굴팀 차장은 “최근 대전에 IoT 인증센터를 열어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을 지원할 수 있는 거점 확보도 중요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유망한 파트너를 발굴·육성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티스, 아키드로우, 지오라인, 충북곤충자원연구소, 한국플랜트관리, 핑거터치가 본선에 올랐다. 최고를 가리는 자리인 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했다. 10분간 주어진 프레젠테이션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서류 및 대면 심사를 거쳤음에도 발표하는 순간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주성 아키드로우 대표는 스마트폰과 디바이스를 활용한 3D 공간 스캐너를 소개했다. 스마트폰에 디바이스를 부착해 측정한 실내 공간을 2D·3D·VR로 구현하는 솔루션이다.
지오라인은 ‘모바일 전기자동차 충전 및 결제 솔루션’을, 소티스는 디바이스 접근 기반 ‘IoT 보안 솔루션’을 각각 선보였다.
한국플랜트관리는 ‘해양구조물 모니터링 시스템’을, 핑거터치는 ‘옴니(OMNI) 채널 확장에 따른 IoT 미디어 플랫폼’을 각각 소개했다.
이색적인 IoT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충북곤충자원연구소는 IoT를 적용해 최근 자원 곤충으로 각광받는 동애등에 사육 시스템을 내놓았다.
제품 소개가 끝날때마다 심사위원단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권준혁 LG유플러스 인더스트리얼 IoT 사업담당 상무를 비롯해 이주현 액트너랩 이사, 황병선 KAIST SW대학원 대우교수, 권혁태 쿨리지코너 대표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1시간 30여분에 걸친 제품 발표가 끝나고 즉석에서 수상자가 선정됐다.
이날 최고상인 대상은 지오라인(모바일 전기자동차 충전 및 결제 솔루션)이 거머쥐었다. 심사위원단은 지오라인이 제시한 포터블 핸디형 충전기가 전기자동차 관련 시장에 필수적인 솔루션으로, 기존 고정형 충전기보다 고객 가치가 뚜렷하고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시 시장성도 높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조성규 지오라인 사장은 “국내 최고 IoT 전문가 그룹 LG유플러스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한 프로그램에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며 “LG유플러스의 롱텀에벌루션(LTE)망을 활용한다면 IoT 분야에서 혁신 아이콘이 될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수상은 한국플랜트관리(해양 구조물 모니터링 시스템), 소티스(디바이스 접근 기반 IoT 보안 솔루션) 2개 스타트업이 차지했다. 해양 구조물 모니터링 시스템은 충돌감지, 위치 센싱, 등명기·축전상태 센싱 등 다양한 센싱기술과 USN/IoT 기술을 적용한 통합 모니터링(관제)시스템이다. 해상 특수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신뢰성이 뛰어난 디바이스라는 점 외에도 LG유플러스와 사업 연계성이 높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바이스 접근 기반 IoT 보안 솔루션은 디바이스 종류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고, 운용체계(OS) 의존도가 낮아 어떠한 플랫폼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은 충북곤충연구소(IoT를 적용한 동애등에 사육장치), 아키드로우(스마트폰과 디바이스를 활용한 3D 공간 스캐너), 핑거터치(옴니 채널 확장에 따른 IoT 미디어 플랫폼) 3개 스타트업이 수상했다.
이번에 수상한 6개 스타트업은 LG유플러스 글로벌 파트너사인 화웨이가 수여하는 ‘화웨이상’도 함께 받았다. 대상 및 최우수상을 수상한 3개 스타트업은 ‘노키아상’을 추가로 받았다. 대상에게는 상금 3000만원이, 최우수상과 우수상에는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LG유플러스는 수상 스타트업 사업화 지원을 위해 온라인 교육, 오프라인 전문가 컨설팅, 멘토링 등을 제공한다. 또한 스타트업에 IoT 사업 연계 우선 기회를 부여하고, LG유플러스 ‘LTE 오픈 이노베이션센터’와 ‘대전 IoT 인증센터’를 통해 개발 환경 및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중국 창업 생태계 탐방 프로그램 참가 및 모바일 기기분야 최대 전시회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참관 특전도 주어진다.
권준혁 LG유플러스 인더스트리얼 IoT사업담당 상무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사업 파트너를 얻게 됐다”며 “앞으로 함께 사업화를 추진하는 등 스타트업과 상생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창=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