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은 제3 산업혁명입니다. 3D프린터는 공작기계로 어렵게 깎아서 만들던 제품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시제품뿐만 아니라 양산품까지 3D프린터로 찍어 내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3D프린터 특허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국내에도 3D프린팅 산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3D프린팅 산업 육성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3D프린터와 소재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주승환 센트롤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3D프린터 붐 조성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온 인물이다. 지난 2013년 초 오픈소스를 활용해 ‘윌리봇’이라는 FDM 방식 3D프린터 제작에 성공한 그는 인터넷 동호회를 만들어 기술을 공개했다. 워크숍을 열어 직접 교육하며 동호인들이 3D프린터 제조 또는 판매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주물사를 레이저로 녹여 붙여 주물용 틀을 만드는 주물사 프린터를 개발했다. 3D 메탈 프린터로 가는 전 단계 제품이다. 이후 그는 센트롤에 CTO겸 부회장으로 합류, 주물사 프린터 상용화와 3D 메탈 프린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주 부회장은 “3D프린터는 더 이상 시제품이나 목업만 찍어내는 제품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3D프린터가 생산을 위한 자동화 기계로 바뀌면서 선진국들이 다시 제조업으로 회귀하기 시작할 정도로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GE는 3D프린터로 항공기용 노즐을 연간 4만5000개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며 “3D프린터를 활용하면 15개 정밀 부품을 하나로 통합해 찍어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업무 협의차 방문한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 고이와이도 4개 자동차 업체에 3D프린팅으로 제작한 부품을 공급한다. 일본에는 이미 3D프린팅 금형 공장도 여럿 생겼다”며 “우리나라도 더 뒤쳐지기 전에 3D프린팅을 양산공장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3D프린팅 인력양성 사업에 나선 것은 다행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는 저가제품 교육에 그치고 있습니다. 세계는 이미 산업현장에 메탈 프린터를 적용해 대량생산하고 있습니다.”
주 부회장은 “3D프린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시대 흐름에 맞춰 교육도 메탈 프린터로 바뀌어야 한다”며 “정부 지원사업도 자동화와 산업화에 맞는 대형 시스템 개발과 생산 시스템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메탈프린터를 개발하면서 일본 3D프린팅 전략을 많이 연구했습니다. 기존 미국방식을 따라 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는 개발 중인 3D 메탈 프린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공작기계용 제어기기(CNC) 기술을 꼽았다. CNC는 센트롤이 30년 이상 지속하면서 탄탄한 기술력을 쌓아 온 분야다.
센트롤은 이 기술을 기존 3D 메탈 프린터와 혼합하는 하이브리드형 3D 메탈 프린터를 개발 중이다. 금속 소재를 몇 차례 적층한 후 CNC 기술로 표면을 매끈하게 정리하고 다시 적층하는 형태로 제작해 찍어낸 가공물 표면 정밀도를 높여주는 방식이다.
그는 센트롤의 3D 메탈 프린터 전략을 소개했다.
“EWI 연구소와 GE 글로벌 리서치 연구진이 센트롤을 방문해 3D 프린팅 사업을 논의했습니다. 그들과 우리의 이상과 요구하는 기술이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향후 일본 고이와이를 비롯한 세계 3D 프린팅 제조사와 협력해 자동화 공장 공단을 만드는 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