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기업활력제고법은 대량해고 막는 법"…공전 국회 고강도 압박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일명 원샷법)은 “대량해고를 사전에 막는 법”이라며 거듭 조속한 국회 처리를 촉구했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탈당으로 촉발된 야권 분열 양상이 연말까지 ‘임시국회 공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 지연 시 ‘대량 해고’에 따른 경제위기 책임을 야권에 던짐으로써 최근 테러 발생 시 책임 공방에 이어 야권을 더 구석으로 몰아넣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폐회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회가 경제활성화 법안과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법안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국민 삶과 동떨어진 내부 문제에만 매몰되는 것은 국민과 민생을 외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업활력 제고법 국회 통과를 거듭 촉구하며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업종을 사전에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큰 위기에 빠지게 되고 그것은 대량 실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대량 실업이 발생 한 후 백약은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활력제고법은 대량 해고를 사전에 막는 법”이라고 규정한 뒤 대기업 특혜 우려에 대해선 악용하지 못하도록 방지 장치까지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입법 타이밍’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도 이제 보름 정도 남았는데 한 바늘로 꿰맬 것을 10바늘 이상으로 꿰매서는 안 된다”며 “시간을 충실하게 쓰려면 타이밍이 중요한데 뭐든 제때 해야 효과가 있다”고 연내 법안 처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원샷법을 비롯한 쟁점법안 처리에 대한 청와대의 강도 높은 대국회 압박 카드가 다시 나오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청와대가 직권상정을 위한 불 지피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임시국회 입법 기능이 상실되면서 국회의장 법안 직권상정 요건 가운데 하나인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되는 상황 논리를 무르익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내년도 부처별 경제정책 방향에 경기회복을 위한 각별한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로 닥치고 중국 등 신흥국 경제 둔화가 지속되면서 내년도 수출 여건이 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경과 개별소비세 인하효과가 올해 말 종료되면서 내년 초 일시적인 내수정체 가능성까지 대통령이 직접 제기할 정도다. 4월 총선으로 기업 투자 결정도 지연될 것으로 봤다.

박 대통령은 “내년도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경기회복세를 공고히 하기 위한 방안을 (부처별로 준비 중인)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 충실히 담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