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대형 은행이 올해만 10만명을 감원했다.
1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내 11개 대형 은행 직원 10명 중 1명 이상이 그만뒀다. 금융위기 때부터 시작된 은행 감원 추세가 지금까지 이어졌다. 금융위기 이후 5년간 미국 은행과 보험업계에서만 약 4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유럽 30대 대형 은행에서는 2008∼2014년 사이 8만명 이상이 퇴출됐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라보뱅크가 지난주 9000명을 해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앞서 채권 부문을 포함해 1200명을 줄였다. 영국 바클레이즈와 프랑스 BNP 파리바도 내년 감원에 나선다.
바클레이즈는 2만명이 근무하는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할 예정이다. 3월 1일 실적 발표에 맞춰 감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BNP 파리바는 2월에 새로운 비용절감 계획을 발표한다. 이미 벨기에 소매 금융 부문에서 1000명 감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추세는 대형 은행이 금융위기 이후 규제강화와 초저금리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대형 은행 감원 바람은 계속 몰아칠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은행은 새로운 규제에 따라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기자본이익률을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추도록 더 많은 수익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노무라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이익률이 투자자 눈높이에 맞출 때까지 감원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디지털화도 장기적으로 인력 감축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소매금융 부문에서는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지점을 폐쇄 중”이라며 “투자은행은 사무실을 줄이기 위해 블록체인 같은 온라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