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5년 화장품 산업을 결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코스인(대표 길기우)은 12월 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회의실에서 본지 편집위원과 업계, 기관, 단체 등 전문가들을 초청해 2015년 화장품 산업을 결산하는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는 2015년 화장품 산업의 주요 이슈들을 되짚어 보고 결산하는 자리로 국내외 화장품 법규와 제도 변화, 마케팅 트렌트, 상품개발, 안전성, 임상, 연구개발 동향 관련 다양한 주제로 토의를 실시했다. 특히 2015년 한해 화장품 업계 성장의 근간이 된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한 부분에 논의가 집중됐다.
좌담회에는 본지 길기우 대표가 사회를 맡아 분야별 전문가들이 공통질문과 개별질문에 대해 토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좌담회 참석자는 김승중 KC-OEM협의회 총무간사,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박장서 동국대학교 교수(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장), 고재숙 더마프로 대표, 이윤진 소망화장품 연구소장, 장준기 대한화장품협회 상무 등이다. 빅디테일 최완 대표는 화장품 마케팅 부문 결산 내용에 대한 사전 자료 제출로 참석을 대신했다.
국내외 화장품 법규와 제도 변화와 중국 화장품 시장 동향, 화장품 R&D 이슈, 임상시험 분야 변화 등 올 한해 분야별로 벌어졌던 동향에 대해 전문가들이 말하는 2015년 화장품 산업 결산 좌담회를 지상중계한다
길기우 2015년 한해 국내 화장품 업계는 정말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중국 정부가 일명 ‘따이공’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중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화장품 물류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중소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수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또 메르스 사태로 요우커들의 한국 방문이 크게 줄어드는 바람에 명동과 제주 등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화장품 매장이 급격히 위축되기도 했었다. 심지어 명동 화장품 매장들은 임대료를 내지 못해 판매사원의 무급휴가와 감원 바람이 부는 등 극심한 침체를 겪기도 했다.
그나마 메르스가 조기에 안정화되면서 화장품 수출실적이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9월 기준 19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보다 증가한 점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또 올해는 한-중 FTA 비준동의안 국회 통과, 유기농 화장품 고시 시행 등 크고 작은 이슈들이 많았던 해였다.
길기우 우선 올 한해 국내외적으로 화장품 산업에서 영향이 가장 컸던 최대 이슈를 정리했으면 한다.
김승중 2015년 최대 이슈는 `중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관광객이 많이 와서 화장품을 구매하면서 면세점이 크게 성장했다. 백화점을 이기고 방문판매 매출을 넘어 섰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방문판매에서 팔던 것을 면세점에서 팔다 보니 면세점이 최대 유통채널로 부상한 것이다.
두 번째로 중국으로 수출이 급증했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 내에서 수입 랭킹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또 중국 내 인기 상품들을 만든 중소기업들이 급성장했다. 중국 내 유통사들이 사재기하는 바람에 커진 마유크림을 비롯해 시트 마스크 OEM ODM 업체들이 중국 수출로 매출이나 이익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중국 수출은 `따이공`이라고 하는 보따리상을 통해서 많이 이루어졌다. 따이공들은 보통 50kg 정도의 물건을 들여갔었는데 컨테이너로 가지고 들어가게 되니 중국 내 사회 문제가 됐고 단속이 강화되면서 중국 정부도 한국 화장품의 불법수입을 상당히 억제하는 분위기이다. 따이공 매출이 최대치를 기록하다가 규제로 하반기부터는 거의 금지되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중국 유학생들이 국내에서 구매해 중국으로 보내는 제품들은 주로 대형 A와 B사 제품 등으로 내수 판매로 잡힌다. 방문판매 매출로 잡히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출이라고 할 수 있다. 방문판매로 해 해외로 빠지는 물량이 커 유통채널의 매출 통계를 내는 데 오류가 있을 정도다.
중국 내 보세구역이 활성화되면서 한국관 유치 활동도 활발해졌다. 중국의 건설경기 부양으로 건물이 집중적으로 건설되면서 쇼핑몰도 많이 들어섰으나 중국 물건으로 다 채울 수 없어서 한국 상품관을 운영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중국 하이타오족의 직구 열풍도 두드러졌다. 해외 상품을 직구로 사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이들이 한국 상품 구입하려고 탐색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쇼핑몰 입점이나 쇼핑몰을 만드는 일들이 활발해졌다.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얻다 보니 알게 모르게 중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M&A도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 회사에 넘어간 국내 회사도 있고 지분이 넘어간 회사도 있다. 2015년에는 중국이 국내 화장품 산업을 뒤흔들다시피했다.
장준기 화장품 시장에 따라 제도에 대한 관심이 달라진다. 올 한해 해외 제도 부분은 중국 제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만큼 변화가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최대 이슈는 위생허가 부분이다. 위생허가를 받지 않고 나가는 대표적인 예가 따이공이다. 보세구역 관련해서는 위생허가를 받지 않고 세관에서 요구하는 자료로 인터넷 역직구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의 경우 중국의 화장품 제도 변화에서 가장 큰 부분은 라벨링 규정에 대한 부분이다. 공표는 되지 않았지만 오버라벨링이 크게 이슈가 됐다. 오버라벨링은 수입국 규정에 따른 화장품 표시사항을 기재하기 위해 제품에 스티커 형태로 부착하는 것으로 수출 제품의 경우 우리나라 말로 인쇄된 제품 정보에 중국어로 된 라벨링을 다시 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또 한방에 대해서도 금지하는 방안이 들어가 있어 우려가 많다. 여러 경로를 통해 건의를 해 오버라벨링은 다시 검토가 되고 있고 대신 우리나라 한방과 중국의 한방 모두 금지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이 국내 한방화장품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
위생감독 조례 변경이 입법 예고됐다. 중국은 행정입법이라고 정부가 주도하는 입법 제도가 있는데 화장품 위생감독조례가 여기에 속한다. 인민대회를 통하지 않고 상무국 상임위원회만 통과하면 법규가 시행된다. 이미 알고 있는 것과 같이 중국 법규 제도 관련해서는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 향후 중국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국내 회사들이 위생허가를 정식으로 받고 가야 하지 않나 여겨진다.
중국 정부는 올해 기초화장품의 관세를 기존 5%에서 2%로 인하하는 내용의 수입화장품 관세를 2015년 6월 1일부터 시행했다. 중국 정부가 내수 시장 활성화와 중국인들의 해외직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특히 일용 소비용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평균 50% 이상 인하시켜 기초화장품의 관세가 5%에서 2%로 인하된 셈이다.
중국 정부는 또 ‘기사용화장품원료명칭목록 갱신 조정에 관한 의견수렴안’을 2015년 6월 15일 발표했다.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서 2014년 6월 30일자로 ‘기사용화장품원료명칭목록(원료 8,783개)을 확정 발표한데 이어 2015년 6월 15일 ‘기사용화장품원료명칭목록’을 조정해 ‘기사용화장품원료명칭목록 갱신 조정에 관한 의견수렴안’을 공개적으로 의견을 요청한 상태다.
해당 목록에 총 147개 원료가 수록돼 있으며 새로 추가된 원료가 9개, 수정된 원료가 117개, 삭제된 원료가 21개다. 이는 화장품 원료에 대한 규제를 완해했다고 볼 수 있는 조치다.
최 완 여전히 유효한 K-Beauty 인기에 힘입어 2015년에는 아시아 시장에서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다양한 해외 마케팅을 시도한 한 해였다. 빠른 화장품 트렌드, 독특한 포뮬레이션의 K-beauty 강점을 기반으로 해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많은 브랜드들이 SNS 채널, 동영상 공유 플랫폼 등에서 마케팅을 펼쳤다.
올 한해 해외 마케팅을 경험하기 시작한 브랜드들은 점차 그 효과에 대한 검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또 해외 브랜드에서 시작된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이 국내 화장품 업계로 번져 올해 상반기에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샤의 원더우먼, 에스쁘아의 도라에몽, 카카오프렌즈 등이 대표적인 예로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점과 개성 있는 디자인, 패키지 구성을 통해 소비층 저변을 확대했고 애초 의도했던 바이럴 효과도 톡톡히 얻을 수 있었다.
주요 브랜드의 메인 모델 외에도 동영상 컨텐츠에서 뷰티 블로거들을 서브 모델로 활용해 온라인 바이럴 캠페인에 활용하는 마케팅이 뷰티 마케팅 툴로 급부상했다. 씬, 담또아 등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 광고 모델로 활용됐고 글로벌뷰티수다 등 아프리카TV 내 뷰티전문 채널이 새로운 마케팅 공간으로 각광을 받았던 한해였다.
박장서 올해 화장품 관련 주관부처인 복지부만이 아니라 청와대, 기획재정부 등 중앙정부에서도 화장품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던 것이 두드러졌다. 정부가 화장품 산업을 육성하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고 가시적인 조치들이 2016년부터 행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정부의 수출확대진흥회의에서도 화장품을 의약품과 함께 수출 유망업종으로 규정으로 수출을 확대 방안을 논의했고 이 부분은 내년에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부에서는 제주, 충북 등 지자체에서도 화장품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섬으로써 정책, 예산 중복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화장품 산업을 효율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복지부가 컨트롤타워가 돼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지자체 화장품 사업의 중복성에 대한 의견이 나오고 있고 이런 것들이 앞으로 잘 배분돼 역할을 적절하게 담당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화장품 산업이 잘 나가다 보니 올해 대학에서도 화장품 인재육성을 위한 화장품 관련 학과 개설이 늘어났다. 최근 성균관대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에 바이어코스메틱스 학과를 신설했다. 이밖의 다른 몇몇 대학들도 화장품관련학과 개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학들의 화장품 연구개발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의 2015년과 2014년 과제 신청한 것을 보면 경쟁률도 높지만 다양한 대학에서 다양한 것들을 화장품에 접목시키고 있다.
김주덕 올해 화장품 안전성 관련 이슈는 줄기세포, 중금속 문제, 이너뷰티 제품, 동물대체시험법 등이었다. 유럽연합의 경우 2013년 3월 동물실험을 한 화장품의 유럽내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고 중국도 중국내에서 생산되는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에 대한 강제조항을 폐지한 상태다.
줄기세포는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으나 기능성에 대한 효능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화장품이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되고 식약처 행정처분이 증가 추세에 있다.
또 약국과 백화점에서 유통되는 립스틱과 립글로즈 32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납, 크롬, 카드뮴, 알루미늄 등이 검출됐고 시판 립스틱에서도 납 성분이 기준치의 2배 이상 검출돼 논란이 됐다.
소비자들이 TV 등 언론매체가 보도한 화장품 안전성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방송매체에서 화장품 관련 부작용과 불만사항에 대한 잘못된 보도로 화장품 산업 전체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정부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화장품 기능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또한 그에 따른 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동물대체시험법, 화장품 안전 인증, 유기농 화장품 인증기관 도입 등 소비자들의 화장품 안전요구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안전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는 규제의 경우 과감히 개선해 화장품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화장품 구매시 우려되는 성분을 묻은 설문조사에서 방부제, 계면활성제, 향료, 색소 등을 꼽았다.
길기우 올해 화장품 이슈 중 하나가 복지부가 화장품산업진흥원 설립을 통해 앞으로 화장품 산업을 규제 위주에서 진흥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아시다시피 현재 화장품 법규와 제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사후관리 차원의 규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가 화장품산업진흥원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고 하는데 올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박장서 민감한 부분이다. 복지부가 성급하게 터트린 감이 없지 않다. 그 배경에는 미래부와의 올해 R&D 예산 관련 갈등이 있다. 미래부는 더 이상 신규 예산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복지부는 예산을 늘리려고 노력하다 보니 기재부 차관까지 나와서 중재했다. 몇 차례 회의 끝에 결국 R&D 예산을 삭감했다.
이 과정에서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에서 보니 한방산업진흥법이나 의료기기육성법 등 법을 기반으로 해 예산을 따낼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화장품에는 근거 법규가 없는 상황이다. 식약처 법규는 화장품 산업 규제이지 진흥에 관한 내용이 없다. 이참에 화장품 산업 진흥을 위한 법규를 가질 필요가 있겠다는 취지로 안을 만들었으나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올해는 관련 법규 추진이 끝난 셈이다. 2016년에 총선이 있고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면 추진될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것이 다른 부처와도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생략됐다. 그런데 업계는 법규 만드는데 반대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올해 하반기에 실시됐던 화장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럼에서 복지부, 식약처 국장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 대체로 정부 일을 해본 사람들은 진흥법이지만 법이 생기면 규제가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제시했었다.
이윤진 2015년에는 메르스 사태가 가장 큰 이슈가 아닐까한다. 화장품 뿐 아니라 국내 경기가 전체적으로 침체됐다. 이 전에도 이런 사태가 있었는데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니 앞으로는 업계가 미리 대비했으면 한다.
올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화장품 임상실험에 대한 사항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큰 논란이 됐었다. 문정림 의원이 탈모방지 샴푸에서 ‘탈모 방지, 모발 굵기 증가’ 등 임상효과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식약처에서 허가한 제품을 국감에서 내놨는데 복지부가 흔들려 재정립하는 단계다. 정부가 흔들리니 업계도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 나타났다.
고재숙 임상실험 관점에서는 제품 패턴에 따라 시장이 달라지는데 무엇보다 화장품 적용 시험이라는 개념이 핫 했던 한해였다. 첫번째로 생명윤리법이 2014년 말에 나오면서 화장품 분야에 의무화하는 것이 파장이 컸다.
2014년부터 부분적으로 세포 유래, 인체 유래 등 2가지 카테고리로 등록된 상태다. 등록하고 필요충분조건을 갖춰서 인증하는 절차가 있다. 시범 신청해서 심사도 받고 보완하고 있는데 과연 2016년에는 의무화되서 적용이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올해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를 진행하면서 임상실험에 새로운 절차가 필요해 졌다. 탈모, 아토피 등 화장품 개념인데 엉뚱하게 의약품법에 포함됐다. 아토피를 화장품에 적용하면서 시험은 의료기관에서 하도록 규정했다. 화장품 산업이 활성화될 수 없는 상황이다.
탈모 시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바뀌고 물티슈가 화장품으로 편입되며 새로운 보습 제형이 등장했던 한해였다.
마지막으로 화장품과 의약외품의 경계선에 있는 제품, 그리고 항노화 화장품에 대한 카테고리 정립에 관한 사항이 이슈가 됐다. 기업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니즈가 높은데 과연 주름, 미백 등 어디까지 항노화에 포함할 것이냐, 인체 적용시험에서 항노화 정의를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박장서 올해 나온 아토피 임상실험과 관련해서 피부과 의사들의 입장이 다른 것 같다. 의사들이 식약처 각종 위원회에서 하는 말은 더마프로, 엘리드 등 전문기관이 20명 대상으로 화장품 효능을 보는 것이 너무 루즈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피부과 의사들은 자기들이 해야 할 임상을 빼앗아 간다고 보는 것 같다
장준기 아토피는 개선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아토피 피부에 보습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보습에 대한 것이라 임상시험기관에서도 가능하다고 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어쨌든 환자를 피험자로 다루고 있어 GCP 기관에서 실험하는 조건이 얘기됐다.
아토피에 대한 화장품 영역 확대에 대해서는 의사협회는 반대했고 소비자단체에서도 민감하게 생각했다. 지금 나온 아토피 관련 내용은 사실 궁여지책이라 볼 수 있다. 환자를 대상으로 처치하는 문제가 생겼을 때 처치 가능한 피부과 의사가 참여한다는 조건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부정적이다.
고재숙 올해 논란이 되고 있는 아토피 임상기관과 관련해 엄밀히 말하면 GCP 기관은 국내에 없다. GCP에 근거한 실험을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그 요건을 갖추고 2005년경에 추진했었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준 적이 없고 의료기관은 잠재적으로 GCP 기관이라고 하고 있다.
더마프로는 미국 보건복지부에 비의료기관으로 처음으로 등록했다. IRB 인증을 받아서 탈모 임상실험을 하고 식약처에 제출한 것도 처음으로 했었다. 탈모 임상실험을 해 온지 15년이나 됐는데 질환이니까 의사들이 임상실험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의사들의 편견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올해 정부의 발표에 따라 아토피가 화장품으로 된다고 했는데 자세히 보니 의료기관에서 임상실험을 해야 한다고 하니 화장품업체들이 놀라고 있는 상황이다. 아토피 시장이 과연 활성화 될까 하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윤진 아토피 제품은 기능적인 측면으로 가면 시장이 축소될 것 같다. 화장품이면 온 몸에 바르지만 기능성으로 가면 국소 부위에 바르게 된다. 국내 아토피 화장품 시장은 1천억원 내외에 불과하다. 기능성으로 가면 시장 규모가 더 좁혀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길기우 올해 상반기 메르스 사태에 따라 상반기에는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하반기부터는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한해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과 수출입 실적을 예년과 비교한다면?
장준기 아직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에 대한 정확한 짐작은 어렵다. 다만 지난해 성장 추세로 예상한다면 올해는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것은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이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넘어 서는 것으로 수출실적이 급성장한 만큼 국내 생산실적도 두자리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의 순위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수출실적은 지난해 18억 달러에서 10월 기준 23억 3천만 달러로 연말까지 가면 28억 달러 수준을 넘어 거의 3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보다 두자리수 이상의 급성장한 모습이다. 프랑스는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큰데 국내 화장품 시장도 이러한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 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중국에서 성장률이 높았다. 지난해 중국 연간 수출액은 5억 달러였지만 올해는 13억 달러 규모로 무려 100%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생산 판매한 것은 잡히지 않지만 내수를 감안하면 관광객 1인당 500만원을 구매하고 있고 80%가 화장품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내수의 상당 부분도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가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길기우 올해에도 크고 작은 화장품 법규 제도의 변화가 있었다. 올 한해 가장 눈에 띄는 국내 화장품 법규 제도 변화는 무엇인가?
장준기 물티슈가 화장품으로 되면서 물티슈가 가지고 있는 규정까지 화장품으로 들어 왔다. 반면 규제가 완화된 측면도 있다. 제조업자, 제조판매업자는 등록된 주소를 표기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등록된 주소 대신 반품교환 업무를 하는 주소를 표기할 수 있게 했다.
또 GMP 같은 경우 평가 처리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됐고 지난 6월 24일부터 유기농 화장품 고시가 새롭게 시행됐다. 앞서 말한 아토피 화장품의 광고표시허용과 임상실험기관에 관한 사항도 매우 영향이 컸다.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지만 동물실험 금지에 관한 사항도 큰 주목을 받았다.
길기우 올해 화장품 유통 패러다임도 크게 변화했다. 온라인과 면세점이 강세를 보인 반면 백화점은 부진을, 브랜드숍은 정체상황을 보였던 것 같다. 올 한해 유통채널의 핫 이슈는 무엇인가?
김승중 유통채널의 경우 내수 유통 성장은 미미하거나 부분적으로 쇠락했다. 브랜드숍은 판매가 안돼서 점포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곳이 생길 정도로 저성장했다. 해외 유통만 성장하면서 해외 면세점 유통경로가 급부상했다. 브랜드숍은 포화 상태인데다 출점 제한이 있어서 원브랜드숍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반면 멀티샵은 성장세를 보였다.
길기우 올해 중국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여전히 높았던 한해였다.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상품개발 동향을 정리한다면?
김승중 올해도 쿠션 화장품의 붐이다. 아직도 이슈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특허 분쟁을 마무리했지만 중소업체 등은 카피로 경고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업체에서는 시트 마스크 호황이 지속됐다. 캐릭터 마스크 까지 나왔고 재질에 따라 여러 가지 마스크 제품들이 나왔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시트 마스크 팩이 주목을 받으면서 두드러졌던 한해였다. 이밖에 중국에서 인기를 받고 있는 달팽이크림, 수딩젤, 마유 등의 제품들이 이슈였다.
이윤진 올해는 쿠션이 컸다. 쿠션에 대응하는 것으로 애경의 에센스 팩트 정도가 있다. 에센스 팩트는 월 30만개 이상씩 팔리고 매진됐을 정도였다. 중국에서는 스네일이 큰 주목을 받았다. 잇츠스킨 말고도 코스메카코리아 등이 있다. 클리오 구달은 월간 130만개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스네일은 중국 위생허가를 받지 못해서 보따리상 등 변칙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길기우 최근 천연 식물성 원료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올 한해에도 여전히 달팽이크림, 마유, 스네일 등 동물성 원료가 주목을 받았던 것 같다. 특히 중국에서 국내 동물성 원료 화장품의 인기는 더욱 높아져 가고 있는 것 같은 양상인데 이같은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박장서 마유, 달팽이 등 동물성 원료는 보습이 강한 소재들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이 보습력이다. 마유는 보습성이 실제로 뛰어나다. 달팽이 점액질에서 오는 것도 있다.
김승중 중국은 말기름(마유)이 의약서적에 명시되어 있다. 문화에 맞는 화장품 원료라는 것이다. 한국산 마유가 싸고 좋으니까 중국 유통업체들이 브랜드를 키우게 된 것이다.
중국은 ‘보습’이 아니라 ‘보수’라고 해서 화장품을 수분 보충의 개념에서 사용한다. 수분이 여유 있게 전달돼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것을 좋아한다. 때문에 아쿠아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판단이다. 시트 마스크팩도 액상이 많은 것을 선호한다.
시트 마스크팩과 관련해 국내 회사들이 유념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시트 마스크팩 시장을 국내 브랜드들이 유지해 왔지만 앞으로는 중국 화장품 업체들에게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미 중국이 무장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시트 마스크팩 관련 실력도 뛰어나고 기술 성장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길기우 중국 비즈니스가 활발해지면서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업계의 노력도 올해 활발했다. 특히 새로운 화장품 원료와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또 앞으로 나고야의정서가 본격 시행될 경우 화장품 천연원료와 원산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주목받은 원료, 소재와 화장품 기술을 정리한다면.
박장서 올해와 지난해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 과제 선정 과정에서 선정된 것과 선정되지 못한 과제까지 통틀어 리뷰한다면 국내 화장품 소재 개발 기술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다는 말로 축약할 수 있다. 깊이도 깊어졌고 생명공학 등 다양한 대학의 연구자들이 화장품 연구개발에 뛰어 들었다.
새로운 타겟의 제품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미토콘드리아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새롭게 진행되고 있고 세라마이드의 활용 범위도 넓혀지고 있다. 또 발효가 여전히 컨셉 내지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새로운 입자를 기반으로 한 적외선 차단용 제품연구, 홍합 접착 단백질을 이용한 인체 친화적 제품 개발, 계면활성화 포함한 하이드록시 지방산 개발, 친환경적 방부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작년부터 IFSCC, 인코스메틱스를 2∼3년 지켜 보고 데이터 모니터 시장조사 전문 업체의 내용을 보면 큰 흐름을 알 수 있다. IFSCC 키노트는 ‘항노화 안티에이징 정점을 찍었나?’ 아니면 ‘난관에 봉착했나?’ 하는 것이었다.
컨설팅 업체의 롤링스 박사는 “아직도 우리는 주름의 형성이나 매커니즘을 잘 모르는 것이 아니냐. 그것 때문에 한계가 있다. 많은 소재가 개발됐지만 레티놀을 능가하는 것이 없다”고 발표했다. 즉, 기능성 화장품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법, 피부 침투 기술이 연구됐다. 자문역할을 해주는 칼 교수는 작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인-코스메틱스 컨퍼런스에서 “기능성 소재가 400여 개나 만들어졌는데 레티놀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 기능성 소재를 더 발굴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것이 바로 감성 화장품 뉴로 코스메틱이다. 근거는 피부가 가장 넓은 감각기관이라는 데 있다. 일부 효능이 아로마처럼 또 다른 피부의 감각 신경, 조직을 건드려서 화장품을 바르는 소비자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건 것들을 유럽에서는 객관적으로 정량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마지막 동향은 최근 sustainable(지속 가능한) 이슈가 뜨고 있는데 이는 원료의 수집, 구매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의 윤리적인 소비, 윤리적인 판매 등 윤리적인 면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셈이다.
나고야협정서의 영향으로 자원을 가진 국가들이 보호주의를 펴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소재를 분야별로 보면 유럽이 45%, 미국이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부터 지속가능한 전략적으로 소재를 소싱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길기우 화장품 산업이 K-뷰티를 선도하는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월평균 200여 개 기업이 새로 화장품 시장에 진입할 정도로 국내 화장품 산업이 호황기를 맞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화장품 수출이 급증하면서 화장품 OEM ODM, 부자재, 원료 업체들로 동반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 화장품 OEM ODM 업계와 부자재, 원료 업계의 동향과 핫 이슈는?
김승중 화장품 산업에 계열화된 분야로 원료와 부자재 업체들이 있다. 이러한 원료, 부자재 업체들이 화장품 수출 증가와 함께 크게 성장했다. 특히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세 과시하기도 했다. 올해 부자재 대표 회사인 연우가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함으로써 처음으로 화장품 용기 부자재 상장 시대를 열었다. 부자재 업체들은 제조, 유통에도 새롭게 진입을 시작하는 등 업무 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원료 업체들도 선도적인 기업들이 급성장했다. 케어젠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화코스텍 등 많은 원료회사들이 공장, 연구소를 설립해 독자적인 소재 연구개발에 나서는 한편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했다.
OEM 업체 가운데서는 중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들이 성장했다. 한국콜마, 코스맥스의 양강 구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됐다. 중견기업은 한불화장품의 잇츠스킨 등 히트 상품을 낸 회사는 견실한 성장을 달성했다.
다만 중국 관련 히트 상품을 만들지 못한 업체는 명맥을 이어가면서 쇠락하는 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OEM 업체들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서비스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제조업체가 급증하면서 내년부터 후유증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길기우 2015년 화장품 산업을 결산하는 이번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토의했던 사항들보다 더 많은 사항들이 올 한해 업계에서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오늘 토의했던 사항들을 통해서 2015년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코스인은 국내 화장품 산업의 뉴스를 신속하게 전하고 다양한 사업을 통해 화장품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