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햇빛을 받아 수소를 만드는 ‘인공나뭇잎’이 개발됐다.
이재성 UNIST(울산과기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하 이 교수팀)은 햇빛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나뭇잎’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인공나뭇잎은 식물 광합성 원리를 본떠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다.
이 장치는 태양전지와 광촉매를 하나로 묶은 ‘단일 구조체(monolithic device)’다. 기존 인공나뭇잎보다 효율이 획기적으로 높다. 반면에 제작 단가는 낮아 실용화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나뭇잎 개념은 2011년 다니엘 노세라 하버드대 교수가 실리콘 태양전지 삼중접합(Triple junction)을 이용한 형태로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인공나뭇잎 개념은 수소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실리콘 태양전지 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졌다”며 “실용화를 위해 더 싸고 효율적인 구조체가 필요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 교수팀은 값싸고 안정적이며 친환경적인 ‘비스무스 바나데이트 산화물(BiVO₄)’을 광촉매로 활용했다. 여기에 두 종류의 원소를 도핑하고 코발트를 조촉매로 도입해 성능을 높였다. 햇빛을 흡수하는 역할은 주로 광촉매가 담당하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보조전지로 붙는다. 두 요소 모두 저렴해 전체 가격을 낮췄다.
이렇게 만든 인공나뭇잎은 각 요소가 선 없이 연결된 단일 구조체다. 자연 식물의 에너지 흡수·저장 방식인 광합성과 가장 가까운 형태다. 태양광 에너지 전환효율 시험 결과 5%로 기존 인공나뭇잎(3%)보다 높게 나타났다. 기존 제1세대 인공나뭇잎에 비해 구조뿐 아니라 효율 측면에서도 진보를 이룬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 교수는 “인공나뭇잎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실현하려면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특히 실용화를 위한 효율은 10% 정도로 보는데, 이번 연구 성과가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해 줄 것”이라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 발행 ‘ACS 나노’에 게재됐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인공광합성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수행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