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포츠 드론’이 중국에 상륙한다. 중국 기업에 촬영·상업용 시장을 내줬던 우리나라가 스포츠 드론 시장에서 반전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드로젠(대표 이흥신)은 지난 8일 중국 상하이 카오큰국제화물운송대리유한회사와 드론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 카오큰은 드로젠 제품을 독점 공급받아 중국 온·오프라인 상점과 면세점에 판매한다. 드로젠은 시판 중인 로빗 시리즈 2종과 내년 출시 모델을 합쳐 연간 최다 20만대를 공급한다.
카오큰은 중국에서 연 매출 150억원가량을 올리는 물류 회사다.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 신사업을 물색하다 스포츠 드론을 낙점했다. 내년 ‘드론 스포츠’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양사는 이달 초 계약했다.
카오큰은 드로젠 제품을 반조립 상태로 가져가 중국에서 조립 판매한다. 개발은 드로젠, 완제품 조립과 판매는 카오큰이 맡는다. 드로젠은 드론 외 관련 부품과 액세서리도 납품한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 드론을 대량 수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나라는 DJI 등 중국 업체에 촬영·상업용 드론 시장을 내줬다. 스포츠 드론 시장에서 ‘역수출’이 이뤄진 셈이다. 스포츠 드론은 촬영·상업용 드론과 달리 고속·곡예 비행 기능을 갖춰야 한다.
두 회사는 계약서에 “드로젠은 양산 체계가 갖춰지면 연간 20만대까지 카오큰에 독점 공급한다”고 명시했다. 현재 드로젠 양산 역량은 연간 2만대가량으로 생산 시설 확장이 당면 과제다. 카오큰이 요구하는 물량만 최대한 납품해도 600억원가량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내년 6월까지는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이흥신 드로젠 대표는 “중국 측 회사가 스포츠 드론 시장성을 높게 평가해 계약이 이뤄졌고 이달 말 안테나숍에 보낼 시제품을 선적한다”며 “6월까지 생산 시설을 안정화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지만 20만대를 모두 납품하면 기체 판매로만 6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