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16~2018년 물가안정목표 2%로 낮춰 설정

한국은행은 내년부터 3년 동안 달성해야 하는 물가안정목표를 2%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3년간 적용된 물가목표(2.5~3.5%) 중심값에서 1.0%P 내렸다.

앞으로 물가목표를 ±0.5%P 넘게 벗어나면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직접 원인과 전망·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등을 설명하는 등 책임을 강화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은은 16일 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2016∼2018년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기준 2%로 의결했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향후 국내외 경기상황, 원자재가격, 경제구조 변화 추세 등 물가여건을 감안하면 물가는 당분간 비교적 낮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2017년~2018년에는 2%내외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경제가 안정된 선진국도 대부분 2%를 물가목표로 설정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일시적 공급 충격이나 경기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2012년부터 2% 내외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 부진, 기업 투자유인 약화 등에 따른 수요기반 약화, 국내외 가격경쟁 심화 등 수요·공급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1998년 물가안정목표제 도입 이후 물가안정목표치를 범위가 아닌 단일 수치로 설정한 것은 처음이다.

한은은 “분명한 목표를 제시해 물가안정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상황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물가목표를 일정폭 초과해 벗어나면 추가 설명하는 장치를 도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물가안정목표를 ±0.5%P 넘게 벗어나면 이 총재가 직접 설명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0.5%P 이상 초과 이탈이 지속되면 3개월에 한 번씩 후속 설명을 한다.

또 한은은 현행 연 2회 국회에 제출하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연 4회로 늘려 발간할 예정이다. 국회가 요구하면 한은 총재가 출석해 답변하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다음 물가안정목표는 2018년 말 이전에 경제여건을 점검해 다시 설정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접근하도록 노력하고 저물가 기조를 탈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