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곧 이어폰 `팁톡` CES 간다…내년 상용화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손가락을 이어폰처럼 사용하는 ‘인체 음성 전송 기술’을 내년 상용화한다. 웨어러블 기기에서 이어폰이나 헤드셋 없이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 사용자경험(UX)에 일대 혁신을 예고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놈들연구소(대표 최현철)는 다음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팁톡(Tip-Talk)’을 출품한다. 팁톡은 웨어러블 기기에 특수 센서를 부착해 신체로 소리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내년 상용 제품으로 나온다.

팁톡 탑재 밴드를 착용한 채 귀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기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손목이나 손가락 같은 신체가 소리를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 이놈들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웨어러블 기기 UX를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 웨어러블 기기 소리를 들으려면 유·무선 이어폰을 이용하거나 외부로 소리를 노출시켜야 했다. 팁톡 밴드를 착용하면 손가락을 귀에 대는 것만으로도 이어폰을 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본다. 통화 내용을 타인이 들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또렷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핵심은 인체를 매개로 소리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밴드에 내장하는 특수 센서 모듈 개발을 위해 중국 비스타테크놀로지(Bestar technology)와도 협력했다.

이 모듈로 기기 소리를 신체에 전송한다. 비스타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자동차에 들어가는 스피커와 압전소자(피에조)를 개발·제조하는 전문 기업이다. 한국에는 2013년 진출했다.

이놈들연구소는 삼성전자가 육성한 스타트업이다. 창업자 전원이 삼성 출신이다. CES에서도 삼성 부설(Sub)부스를 함께 사용한다. 팁톡 프로젝트는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사내 공모전에 당선되며 첫 발을 뗐다. 사내 벤처로 시작했다가 ‘이노베이션 메들리 랩’이라는 뜻의 ‘이놈들연구소’로 독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에서 독립한 이놈들연구소가 내년 CES에 인체 음성 전송 기술을 선보인다”며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면 사용자 경험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내년 중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