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마음까지 따스하게 감싸는 그림이 있다. 천을 오리고 감침질해 일상 공간을 그려낸 추영애 작가의 작품이다.
추영애 작가 개인전이 오는 27일까지 서울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에서 열린다. 추 작가는 바늘로 그림을 그린다. 바탕천 위에 각종 천이나 가죽, 레이스 등을 오려붙이고, 둘레를 바느질해 완성한다. 바느질한 천 조각이 물감인 셈이다.
바느질 그림이 그려낸 것은 일상적이고 편안한 공간이다. 통인옥션갤러리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휴식과 치유의 순간을 시사적으로 서사한다”며 “헌 옷이라는 재료를 이용해 익숙하고 친근한 공간을 그려내며 따뜻하고 포근한 휴식의 공간을 담아낸다”고 전시를 소개했다. 일상에서 버려지고 잊혀지는 헌 옷이 작가의 관심에 따라 새 생명을 입게 된 것이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평면 회화 형식을 띠면서도 볼수록 따뜻한 온기가 전달되는 것은, 보는 이 역시 아마도 매일 24시간 몸을 감싼 온갖 천의 세세한 촉감을 온몸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작가는 “재료로 삼은 헌 옷들은 ‘시간의 경과’를 보여준다”며 “물질이 지닌 시간의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반복적인 일상의 가치까지 새롭게 일깨우는 매개체로 다시 승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IP노믹스=신명진기자 mj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