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다, 부드럽다, 편안하다, 섬세하다…어떤 표현이 적합할까. 머릿속에 맴도는 어떤 단어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언어, 더욱이 음조와 감탄사를 담을 수 없는 문자 표현력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그 한계를 인정하고 ‘최고’라는 단어로 결론을 내렸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지난 10월 국내에 출시된 ‘뉴 BMW 750Li’를 타고 서울과 경기도 곳곳을 달렸다. BMW 750Li 키를 건네 받는 순간부터가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LCD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다소 큼직한 키에는 도어 개폐여부는 물론이고 주행 가능거리, 차량 이상 여부까지 나타났다. 배터리 소모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운전석 중간 암 레스트 콘솔에서 무선 충전으로 해결된다.
그렇게 차에 올라 시동을 걸면 좌석은 물론이고 스티어링 휠이 맞춤형으로 움직인다. 그때부터 차는 온전히 운전자의 것이 된다.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를 비롯해 오디오와 히터 등 센터페시아(인스트루먼트 패널)도 운전자를 향해 있다. 조수석에서는 전방을 주시할 수 없으니 조금이라도 운전자 쪽을 향해 있는 것이 비대칭으로 보일지언정 안전을 위한 선택이다.
기본 중 기본인 운전 성능은 말할 것도 없다. 이번에 장착된 BMW트윈파워 터보 V8 가솔린 엔진과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 등은 모두 새로운 기능이다. 인텔리전트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해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었다.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66.3kg·m,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4.5초 만에 도달하는 위력은 일반 도로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내 마음처럼 힘 있게 나가고,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부드러움이 남아있다.
일반 모드에서도 부드러운 주행감 때문에 무겁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스포츠모드 버튼을 누르면 새로운 감동이 몰려온다. 플래그십 세단의 안락함과 스포츠카의 파워를 동시에 즐기는 느낌이다. 운전 스타일과 도로 특성에 맞춰 조절할 수 있는 ‘어댑티브 모드’도 활성화할 수 있다.
스포츠모드에서조차도 실내는 조용함을 유지했다. 카본 코어와 알루미늄 섀시뿐만 아니라 단열재와 방음재에도 중량 최소화 기술을 도입, 작은 부피의 단열·방음재가 열과 소음은 상당부분 차단했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야간 운전에 최적화된 레이저라이트다. 가로등조차 없는 어둡고 한적한 길을 달리자면 늘 부담스럽다. 하이빔을 켜자니 마주 오는 차에 방해가 돼 웬만해서는 하이빔에 손을 대지 않게 된다. BMW 750Li 레이저라이트는 시속 60㎞/h 이상의 속도로 주행 시 하이빔 어시스턴스 버튼을 눌렀을 때 전방 차량이 없을 경우 기존 LED 헤드라이트 두 배에 해당하는 600m 넓은 조사범위를 제공한다.
이뿐이 아니다 BMW가 이 차를 두고 ‘BMW 기술과 철학 결정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많은 기술이 적용됐다. 운전이나 주차 시 주변 위험요소가 나타나면 서라운드 뷰 시스템을 통해 차량 앞뒤옆면 모든 상황을 볼 수 있다. 수평톱뷰와 3D 뷰를 동시에 보여줘 편리하다. 빨간 줄과 초록 줄이 안전 여부를 선명하게 표시해 주니 ‘비싼 차’를 긁을 걱정은 접어둘 수 있었다. 건너편에 정차되어 있는 차 때문에 한 번에 유턴하지 못하고 주저하게 될 때, 이 기능 덕에 좁은 길에서도 안심하고 한 번에 유턴하기도 했다.
다양한 인터페이스도 인상적이었다. 터치는 물론이고 제스처인식, 음성인식, 문자인식, 스크롤 방식 등 상용화된 입력방식은 모두 적용한 기분이었다. 오디오에도 버튼식과 터치방식이 모두 적용됐다. 제스처인식과 음성인식, 문자인식은 정확도가 기대에 못 미쳤지만, 다양한 입력방식이 있어 불만 없이 선택해 사용할 수 있었다. 국내 지도 데이터 공급업체의 데이터를 적용한 내비게이션도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요소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