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방사선 비파괴 검사기술 개발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은 이병철 방사선기기연구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방사선 비파괴 검사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6MeV(메가전자볼트)와 9MeV의 이중 에너지를 내는 고주파 전자가속기를 자체 기술로 설계·제작했다. 이를 이용하면 화물 차량, 컨테이너 등에 담긴 물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주파 전자가속기를 이용한 방사선 비파괴 검사 실증장치 구성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주파 전자가속기를 이용한 방사선 비파괴 검사 실증장치 구성도.

시험 결과 투과력 380㎜, 분해능(영상 해상도)은 1㎜이하, 대조도(물체 두께 차이 구분 능력)는 1%의 고성능을 나타냈다.

이병철 책임연구원은 “상용화하면 국내 항만에서 운영 중인 컨테이너 검색기를 대체 할 것”이라며 “KAIST와 공동 개발한 유·무기물 식별 SW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 SW를 적용하면 방사선 투과 영상 분석을 통해 유·무기물을 손쉽게 구별할 수 있다. 농수산물, 유류, 담배, 마약 등의 밀수품 선별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미래창조과학부 ‘방사선기기핵심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총 사업비 55억원(미래부 43억 4000만원, 전라북도청 2억 5000만원, 참여기업 9억 1000만원)을 투입해 고주파 전자가속기 이용 방사선 비파괴 검사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주파전자가속기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주파전자가속기 모습.

이 사업은 방사선기기산업 집중 육성을 목적으로 전라북도청이 지원했다. SFA, RTX, 테크밸리 등 중소·중견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고주파 전자가속기 이용 방사선 비파괴 검사 기술은 방사선 발생 기술을 비롯해, 화물이송, 방사선 검출, 영상처리·제어 등 여러 분야를 집약한 종합기술이다.

미국 베리안(Varian), 라피 스캔(Rapiscan), 중국 뉴텍(Nuctech) 등 해외 일부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는 전략 기술이다.

세계 시장 규모는 현재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는 9·11 테러의 여파로 2016년 이후 자국으로 수입되는 컨테이너 화물을 전량 방사선 비파괴 검사할 것을 의무화하는 법률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철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컨테이너 검색기 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3D CT, 수화물 검사 장비, 이동형 비파괴 검사장치 등에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며, “향후 후속연구를 통해 검색속도가 빠르고 유지, 보수 비용이 적은 상용화 모델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