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입차 시장은 수많은 악재 속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2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국내 완성차 시장 점유율도 15%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독일차와 디젤차는 ‘디젤게이트’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법인차 판매 비중은 규제 강화가 예고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21만9534대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2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내수 완성차 시장에서는 15.8% 점유율을 나타냈다.
올해 수입차 시장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비주류 브랜드 성장 △법인차 구매 약세 등 특징이 있었다. 디젤게이트는 폭스바겐그룹을 휘청거리게 만들었지만, 국내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폭스바겐 판매량은 10월 한 달 900대 수준으로 잠시 떨어졌지만, 11월에는 4500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60개월 무이자 할부 등 대대적 프로모션을 펼친 결과다.
올해 수입차 시장은 푸조, 볼보, 캐딜락 등 ‘비주류’ 브랜드 성장이 돋보였다. 푸조는 올 들어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4.7% 성장한 6678대를 판매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08’의 인기에 힘입어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볼보도 S60, S80, XC60 등 인기모델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한 3875대를 판매했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연간 1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 지난해 3개에서 5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1만7017대)다. BMW 5시리즈는 올 들어 11월까지 1만4583대가 팔려 2위에 올랐다. 3위는 아우디 A6가 차지했다. 11월까지 총 1만1686대가 팔렸다. 현재 9000여대가 팔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3시리즈도 올 연말까지 1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올해 법인 수입차 시장은 역대 최악 성적을 거뒀다. 법인 구매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 미만을 기록한 것이다. 법인 위주로 성장해온 국내 수입차 시장은 2010년 처음으로 개인 구매가 법인 구매를 앞질렀다. 이후 5년 동안 개인 구매는 세 배가량 성장했지만, 법인구매는 1.9배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법인리스 등 업무용 차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구매심리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내년 국내 수입차 시장은 올해 예상 규모인 23만5000대보다 8.5% 성장한 25만5000대로 전망된다. 7년 만에 한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