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Moody’s)는 18일(현지시각)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a3에서 Aa2(전망은 ‘안정적’(stable))로 상향조정 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이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무디스, S&P, 피치)으로부터 Aa2 등급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무디스는 지난 4월 우리나라 등급전망(outlook)을 ‘안정적’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한지 8개월 만에 실제등급을 한 단계 높였다. 무디스로부터 Aa2 이상 등급을 받은 국가는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한국,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영국, 프랑스)에 불과하다.
Aa2 등급은 전체 21개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것으로 S&P, 피치 기준으로는 AA와 같은 등급이다. S&P와 피치는 우리나라에 AA- 등급을 부여한 바 있다.
무디스는 동일 등급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우리 경제 신용위험지표를 조정 요인으로 제시했다. 한국 경제는 향후 5년 동안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1인당 소득도 유럽 선진국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0.5% 내외 재정흑자를 이어가고,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도 4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부터 순국제투자 잔액이 플러스(+)로 전환됐으며, GDP 대비 대외부채도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단기외채비중이 과거 50% 수준에서 30% 이하로 감소하는 등 대외건전성이 계속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한국이 향후 구조개혁을 실행하고 경제·재정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을 상향조정요인으로 제시했다. 한국 정부는 공공·노동·금융·교육 구조개혁에 착수했으며, 과거 성공적 구조개혁을 바탕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고려할 때 이번 개혁에도 성공하고 잠재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공공기관 부채관리가 정부 당초 목표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공공연금 개혁, 가계부채 구조개선 등 한국이 재정 부문 우발채무와 리스크요인 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등급조정과 관련 무디스는 상향요인으로 △구조개혁의 조속한 실행 또는 대상 확대 △비금융 공기업 운영효율성 제고 및 부채감축 가속화를 제시했다. 하향요인으로는 △추진 중인 구조개혁 후퇴 및 장기 성장전망 악화 △공기업을 포함한 정부재정 악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를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무디스의 결정은 양호한 대외·재정부문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우리 경제 성과를 높이 평가한 결과”라며 “우리나라는 한·중·일 3개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변동내역(자료:기획재정부)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