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특허성과 질적 수준 `낙제점`

정부 연구개발(R&D)사업으로 창출된 국내 특허 질적 수준이 외국인 등록특허 30%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이 22일 발표한 ‘2014년 정부 R&D 특허성과 조사·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 간 국내 전체 특허출원건(21만288건) 중 정부 R&D사업으로 창출된 특허출원은 2만7005건으로 비중은 12.8%였다.

정부 R&D 특허성과는 양적 성장세를 거듭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10.7%로, 전체 특허출원 증가율(5.4%)의 두 배에 달했다.

특허생산성도 1.53으로 미국(공공연 0.26), 일본(0.33)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특허 질적 수준은 여전히 낙제점을 면하지 못했다.

최근 5년간 등록특허를 분석한 결과 정부 R&D 우수특허(상위 3등급)비율은 국내 출원한 외국인 27~30% 수준에 머물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OECD)특허품질지표 ‘PQI’로 우수 특허비율을 산정한 결과 정부 R&D 우수특허비율은 13.0%로, 외국인(49.0%) 27%에도 못 미쳤다

우리 특허가치평가시스템 ‘SMAST’를 통한 우수 특허비율 집계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정부 R&D 우수특허비율은 12.5%로, 외국인(41.7%) 30.0%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정부 R&D 특허성과 기술이전건수는 2096건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7.7% 급증했다.

1000만원 미만 소액 기술이전이 최근 5년(2010년 309건→2014년 768건)간 연평균 25.6% 급증하고, 계약당 기술이전 금액도 감소 추세여서 개선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계약당 기술이전 금액은 2010년 4280만원에 달했으나 2011년 3550만원, 2012년 4240만원, 2013년 3310만원, 2014년 2340만원으로 급감, 최근 5년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허청은 최근 5년간 개인 명의로 신고된 특허성과(2301건)에 대한 범 부처 실태 조사 결과 연구기관 명의로 권리 환원이 필요한 특허성과가 전체 42.1%(968건)나 됐고, 해당 건에 대해 관련 기관에서 명의 변경을 실시했다고 분석했다.

이미 출원 성과로 제출된 후 지난해 등록성과로 제출된 특허성과 중 조사 대상(1만1499건) 43.3%(4954건)는 출원·등록성과의 R&D 과제정보가 서로 달라 정부 특허성과 수집·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정부 R&D 특허유지율은 민간에 비해 등록 후 4~8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연차료 부담이 증가하는 7~9년차에 다수 특허가 포기돼 9년차(53.9%)는 민간 특허 유지율(55.2%)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특허청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사업을 개선하고,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R&D 특허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후 특허출원 준비 과정에서 우수 기술을 선별, 전략적으로 권리화하는 ‘정부 R&D 특허설계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내년 22억4000만원을 들여 대학·출연연 중대형 R&D 과제 56개를 선정, 지원한다.

미활용 특허 활용 가능성을 진단하고 특허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공공기관 보유 특허 진단 사업’도 새롭게 추진해 대학·공공연의 체계적인 특허 관리에 나선다.

R&D 특허성과 수집·관리 과정의 불합리한 관행도 개선한다.

현재 특허성과는 출원성과와 등록성과로 구분해 R&D 부처가 각각 수집하는 데, 이 과정에서 동일 발명을 기재한 하나의 특허 출원이 서로 다른 과제 출원·등록성과로 잘못 관리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R&D부처는 출원 성과만 정확하게 수집하고, 해당 출원성과가 등록되면 특허청에서 등록 성과로 확인해 R&D 부처로 제공하도록 특허성과 수집 체계를 개선했다.

특허청은 관계부처와 협의를 마치고, 2015년 정부 R&D 특성성과 수집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국가R&D사업 성과가 사적으로 유용되지 않도록 관리도 강화한다.

부당한 개인명의 특허 보유자의 R&D 사업 참여 제하을 강화(현행 1년→2년)하고, 개인 명의 특허 현황을 정기 모니터링한다.

김용선 산업재산정책과장은 “그간 정부의 성과위주 평가 관리시스템과 연구계의 보여주기식 연구가 잇따르면서 특허성과 질적 수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정부가 국가R&D 혁신방안을 내놓은 만큼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R&D 특허성과 질적 수준 `낙제점`

정부 R&D 특허성과 질적 수준 `낙제점`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