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SO, 송출수수료 협상 해 넘긴다

홈쇼핑업체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연간 송출 수수료 협상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SO와 이를 거부하는 홈쇼핑 PP 사이 갈등이 격화되면서 협상이 답보 상태다. 최대 SO인 CJ헬로비전이 인수합병(M&A) 진행을 이유로 협상에 나서지 않는 점도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한 해가 마무리되도록 올해 송출수수료 결정이 미뤄지면서 홈쇼핑업체는 물론 중소 판매사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

쇼호스트가 홈쇼핑 방송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쇼호스트가 홈쇼핑 방송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PP가 SO와 진행한 송출수수료 협상 진행률은 이달 기준 평균 30%를 밑돈다. 협상은 각 홈쇼핑 PP가 SO, IPTV, 위성방송 사업자와 각각 진행한다.

일부 홈쇼핑 업체는 국내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가운데 한 군데도 협상을 끝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5개 MSO는 현재 국내 90개 SO 가운데 80개를 소유하고 있다. 개별 SO 10개사와 모두 협상을 마쳤다고 가정해도 협상 진행률은 10%를 겨우 넘는다. 매년 협상이 지연됐지만 올해처럼 지지부진한 것은 처음이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SO는 매년 감소하는 케이블TV 가입자 수와 관계없이 20~30%씩 송출수수료를 올리고 있다”며 “올해 홈쇼핑 PP는 송출수수료 인하를, SO는 유지 또는 인상을 요구하며 대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PP 송출수수료는 연간 단위로 계약한다. 협상이 타결되면 홈쇼핑 PP는 SO에 올해 1월 1일 분부터 소급해 일시에 지불해야 한다. 송출수수료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새해 사업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전체 매출 가운데 30% 이상을 차지하는 SO도 마찬가지다.

통상 홈쇼핑 PP는 당해 송출수수료를 고정비용으로 확보한다. 수수료 요율이 급변하면 홈쇼핑 입점 판매자 판매 수수료를 올리는 등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문제도 우려된다.

홈쇼핑-SO, 송출수수료 협상 해 넘긴다

하지만 새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인수합병(M&A)에 따라 내년 4월 이후에나 송출 수수료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비전은 MSO 가운데 가장 많은 23개 SO를 보유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유료방송 특수관계자 합산규제 시행에 따라 내년 4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실제 유료방송 가입자 수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가입자 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 가운데 하나다. 실제 가입자 수 증감에 따라 SO와 홈쇼핑이 다시 한번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개별 SO 남인천방송은 송출수수료 협상 결렬에 따라 홈앤쇼핑을 채널 편성에서 제외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MSO가 앞으로 지상파 채널 사이에 위치한 주요 홈쇼핑까지 축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탓에 홈쇼핑 채널이 빠지게 되면 시청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며 “양측이 합리적으로 송출수수료를 산정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SO와 홈쇼핑 갈등 요인을 단순히 송출수수료 하나로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 발생하는 대립 상황은 방송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