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우리나라 에너지신산업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국가 과제뿐 아니라 일반 사업장에도 ‘신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적용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는 모양새다. 새해에는 한국형 마이크로그리드(독립형전력망)나 ‘신재생+ESS’ 등 해외 수출이 기대된다.
지난 7월 한국전력은 캐나다 파워스트림과 ‘마이크로그리드 공동 구축 및 SCADA(배전전력망 집중 원격감시 제어시스템) 교체 사업’ 우선협상권 부여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교환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1500만 캐나다달러(약 130억원) 규모 한국형 마이크로그리드가 첫 수출된다. 지난 7월에도 한전은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에너지 자립형 마을 시범사업을, 지난달에는 두바이 수전력청(DEWA)과 스마트그리드 구축 시범사업을 각각 체결했다.
이들 사업은 우리 에너지신산업계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쌓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계약 주체는 한전이지만, 포스코ICT, LS산전 등 다수 중소·대기업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ESS 시장에도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기업 위주의 배터리 단품 공급에서 전력변환장치(PCS)뿐 아니라 태양광이나 풍력과 연계한 ‘신재생+ESS’시장으로 확대된다. LS산전은 이미 일본 ESS 완제품 시장에 진출해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모델을 내놓았다. 포스코ICT, 케이디파워, 프로파워도 이미 동남아 등 개도국 전력사정에 최적화된 ESS 기반 각종 모델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화학·삼성SDI 등은 해외 전력회사나 중전기기 업체와 협력하던 사업모델을 독자 모델로 바꾸는 추세다.
전기차 분야 해외 수출에는 적지 않은 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유력시장별 충전방식 표준에 따른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데다, 적은 내수 시장 규모 탓에 가격 경쟁력이 다소 뒤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단점을 극복한 중소업체 활약도 기대된다. 최근 마이크로 전기차를 개발한 세안은 새해 호주에 전기차 론칭을 앞두고 있다. 코니자동차도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전기차(트럭)로 대만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일반 전기차보다 시장 규제나 가격 등에 위험부담이 적은 틈새시장 공략으로 해석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