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기태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팀(이하 하 교수팀)이 ‘추위’가 폐렴을 악화시키는 인자라는, 전통 한의학 이론을 현대 과학적 실험으로 입증했다.
한의학은 바람, 추위, 더위, 습기, 건조, 열기 등 외부 기후 요소를 질병 유발 중요 인자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이를 입증한 과학적 연구는 이뤄내지 못했다.
현대의학 또한 외부 기후 요소가 미생물 생존과 전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태였다.
하 교수팀은 추위로 인해 염증이 증가하는 현상을 실험으로 찾아냈다. 외부 추위는 폐포 내 중요 염증세포인 중성구 수의 증가와 인터루킨-12, 인터루킨-17, 감마인터페론 유도 모노카인(MIG)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세포 간 신호전달 단백질) 증가 사이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추위에 노출된 것 자체로는 폐 염증을 유발하지 않지만, 염증이 유발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 장기간 추위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폐 염증이 나타나면 그 염증 강도는 심해졌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기상학 분야 학술지 ‘국제생기상학저널’ 온라인판 11월 31일자에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지원센터 의약학분야(MRC) 지원으로 수행됐다.
하기태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양기가 부족한 노인이 추위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 더 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위에 의한 영향을 추가적으로 연구해 그 기전을 과학적으로 밝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