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보안업계 중국 진출이 급물살을 탄다. 대규모 고객·판매망을 구축한 현지 파트너 확보로 시장 개척 발판을 다졌다. 한중 정부 보안 분야 교류가 확대되면서 수출이 탄력 받을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글루시큐리티, 파수닷컴, 코닉글로리, KTB솔루션 등 국내 보안 전문업체 중국 사업이 연이어 성과를 올렸다. 현지 파트너와 단순 제품 총판 계약을 넘어 공동 기술개발, 합작사 설립, 교육 등 다각적 협력을 펼친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중국 물리보안 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쇼유웨이시큐리티’와 손을 잡았다. 사무실과 빌딩, 기관 시스템 경비와 경호 서비스 업체다. 이글루시큐리티 통합관제솔루션 ‘라이거-원’을 중국 시장에 독점 공급한다. 보안과 안전에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성장한 CCTV 영상관제 수요를 노린다. 쇼유웨이시큐리티 물리보안 역량에 이글루시큐리티 통합관제 기술을 접목했다. 현지 합작사 설립도 검토 중이다.
파수닷컴은 중국 정적 분석도구 시장에 진출했다. 시큐어코딩과 품질관리를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중국 소프트웨어(SW) 테스팅 전문기업 ‘베이징 오타겟 테크놀러지’가 파트너다. 국방과 항공, 방산 등에 광범위한 고객군을 보유했다.
코닉글로리는 지난해 매출 10조원을 달성한 IT 서비스·솔루션 유통 기업 디지털차이나를 등에 업었다. 무선침입방지시스템(WIPS)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사업 협약을 최근 체결했다. 코닉글로리 무선보안제품 브랜드 ‘AIRTMS’를 공급한다.
KTB솔루션은 중국 빅웰과 총판계약을 맺고 비(非)액티브X 기반 보안솔루션 ‘리얼아이피 논에이’를 공급 중이다. 데이터베이스(DB) 관리·보안 전문업체 웨어밸리도 중국 공공기관과 손잡았다. 현지 맞춤형으로 중국산 다멍(Dameng7)을 지원한다.
중국 정보보호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조780억원 수준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만 전체 내수 시장에 비해선 규모가 작다. 그만큼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졌다.
중국 정부는 현지 기업 위주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친다. 미국 등 글로벌 제품 점유율이 여타 해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국내 정보보호 업계가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양국 정부 간 사이버보안·산업 협력도 중국 시장 빗장을 여는데 한몫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0월 중국 공업신식화부와 ‘한중 사이버보안 국장급 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사이버보안 정책과 침해사고 대응, 정보공유, 보안산업 진흥 등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중국 국제공공보안박람회’에 국내 정보보호 전문기업 10개사를 파견했다.
KOTRA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정보보호 기업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시장에 우선 집중했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K-글로벌 차이나’에도 정보보호 기업 참여를 지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 기업 육성을 우선시하는 중국 정부 정책상 현지 기업 지분 투자나 기술 교류 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