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콘이 삼성전자 카메라 사업 인수 조건으로 CMOS이미지센서(CIS) 생산 부문 매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난색을 표한 것으로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카메라 사업 자산 매각을 타진해왔다. 그러나 카메라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선뜻 인수에 나선 기업이 없었다. 일본 니콘이 ‘인수하겠다’며 들어왔으나 니콘이 원한 것은 카메라 완성품이나 렌즈군이 아닌 CIS였다. 니콘은 소니로부터 CIS를 구매한다. 삼성전자 CIS 생산시설과 기술 자산을 넘겨받으면 핵심 부품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 캐논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삼성전자는 CIS 사업을 매각할 생각이 전혀 없다. 삼성전자는 세계 CIS 시장에서 소니에 이은 2위 업체로 경쟁력이 높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다. 업계에선 삼성이 니콘에 ‘플러스 알파’를 제시하지 않으면 카메라 협상은 좌초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IT·모바일(IM) 무선사업부 밑으로 귀속, 팀 단위로 조직 규모를 격하하는 등 카메라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왔다. 지금은 팀 단위 조직도 없어졌다. 이미징사업팀장을 맡아왔던 한명섭 부사장은 올 상반기 팀장직을 내려놓고 베트남 복합단지장으로 이동했다. 개발 관련 임원도 모두 무선사업부 소속 개발 임원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비구면렌즈를 설계할 수 있는 광학 분야 전문 개발담당 임원은 퇴사했다. 최근 진행된 정기 조직개편에서 이미징사업팀 실무인력 대다수는 다른 부서로 배치됐다.
한 관계자는 “당장 올해 신제품 개발 작업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핵심 인력 모두가 다른 부서로 옮겨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텐진 카메라 공장 자산 처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가 지분 62%, 중국 텐진 현지 유한공사가 38%를 보유하고 있는 합작법인 형태다. 삼성전자는 니콘과 협상과는 별개로 해당 공장 지분을 합작 파트너에 넘기려 했으나 상대 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인력 이동, 매각 등 자산 처분과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카메라 사업을 지속한다는 공식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