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해 1×나노(18나노) 공정 D램을 양산한다. 공정 미세화로 원가를 낮추고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새해에도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다. 공정 미세화가 뒤처진 마이크론은 적자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1×나노 D램 개발·양산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공정 미세화 전환이 가장 빠른 삼성전자는 1×나노 D램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성을 검증 중이다. 이르면 새해 1분기, 늦어도 2분기에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20나노 D램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내내 D램 가격 하락세가 계속됐지만 삼성전자는 공정 미세화, 낮은 원가를 무기로 점유율과 이익 규모를 늘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매출,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작년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20나노 D램 양산화가 다소 지체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SK하이닉스는 새해 20나노 D램 양산 규모를 늘리고 1×나노 공정에선 빠른 추격전을 펼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1×나노 개발을 완료하고 연중 양산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도 1×나노 D램 개발 완료, 양산화에 힘을 쏟는다. 마크 더칸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20나노 D램 생산량을 성공적으로 늘리고 1×나노 D램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새해 추진할 과제”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발표한 2016 회계연도 1분기(2015년 9~11월) 실적을 보면 이 회사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37.5% 급감한 2억4900만달러(주당 0.24달러)에 그쳤다. 다음 분기에는 ‘적자를 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치도 제시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비교해 마이크론 D램 공정은 1~2세대 뒤처져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0나노 D램 대비 마이크론 20나노 D램은 다이(Die) 면적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 20나노 D램을 엄밀히 말하면 국내 업체 25나노 D램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주요 업체들이 여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공정전환에 나서는 모양새”라며 “내년 공정전환을 성공하지 못하면 내후년에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주력 D램(DDR3 4Gb) 고정거래가격은 1.72달러였다. 1월 30일 가격 대비 49.1% 하락한 수치다. 업계에선 주력 D램 가격이 1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D램 업계 이익률도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