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뜬다" 자격증도 우후죽순..실효성은 의문

빅데이터 자격증 현황
빅데이터 자격증 현황

데이터 분석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민간자격이 봇물이다.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대부분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실제 전문 인력 양성과 거리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민간자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 관련 자격증은 총 11개다. 모두 지난해와 올해 만들어졌다. 내년 국가공인으로 전환되는 데이터분석사를 제외하고 모두 비공인 민간자격이다.

올해 신설된 빅데이터 관련 자격은 산업데이터분석사, 광고데이터분석사, 공공빅데이터분석사, 데이터분석사, 경영데이터분석사 등 6개다. 빅데이터 자격증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특정 영역에 특화됐다. 기존 자격증과 차별화를 꾀하고 전문성을 높였다.

공공빅데이터분석사는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프로세스 혁신과 공공정책 결정을 지원한다. 광고데이터분석사와 경영데이터분석사는 각각 빅데이터 분석역량에 초점을 맞췄다. 매체 광고전략 수립과 기업의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앞서 지난해 고객DB분석사, 기업실무형 데이터분석 전문가 등이 만들어졌다.

빅데이터 전문가는 가장 주목받는 직업이다. 지난해 미국 포브스와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는 21세기 가장 유망한 직업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꼽았다. 세계 각국은 빅데이터 분석이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국가차원에서 인력을 양성한다.

국내 전문가 자격 확대도 이를 반영한다. 기업과 기관은 빅데이터 분석을 시도하지만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 실제 다국적 기술컨설팅기업 캡제미니가 전 세계 10개국 고위 임원 1000명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도입 애로점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39%가 인력부족을 꼽았다.

정부와 업계도 부족한 전문가 양성을 위해 자격증은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 주도 국가자격보다 민간에서 필요한 수요를 즉각 파악해 자격증을 신설하는 게 효율적이다.

문제는 범람하는 자격증이다. 국내 빅데이터 시장은 초기단계다. 관련 전문가 역시 단순 기술자가 아닌 분석력과 통찰력을 제공해야 한다. 전문가 양성 인력, 커리큘럼이 성숙되지 않았다.

신설 빅데이터 자격은 대부분 내년부터 운영된다. 교육과정은 대부분 1~3주다. 교육 없이 시험만 쳐도 자격증을 주는 곳도 적지 않다.

관리도 의문이다. 현재 11개 빅데이터 자격증 중 2~3곳만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한다. 나머지는 교육과정, 비용, 자격증 활용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사실상 등록만 해놓고 운영방안조차 세우지 않았다. 전문가 양성보다 수익성이 목적이라는 지적이다.

박재현 한국DB진흥원 실장은 “빅데이터 자격증 대부분이 교재, 수험, 인증 등에서 거두는 수익에 기반을 둔다”며 “제한 없는 민간자격이라 커리큘럼과 시험 등을 검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민간자격을 신뢰하기 어렵다. 일괄 규제도 불가능하다. 모니터링은 하지만 사용자 스스로 가치판단을 해야 한다.

유성완 미래부 융합신산업과장은 “빅데이터 자격이 채용과정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대부분 자격증이 협회·단체나 기업 사업 아이템으로 이용돼 자격증 효과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뜬다" 자격증도 우후죽순..실효성은 의문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