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감성광고 열풍이다. 유명 연예인이 금융상품을 홍보하던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아버지, 카드사 직원 등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비자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선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지난달 18일 공개한 아버지를 소재로 한 광고가 온라인 누적 조회수 1176만건(페이스북 641만건, 유튜브 535만건)을 돌파했다.
40개월 미만 자녀를 둔 젊은 아버지에게 몰래카메라를 진행했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마지막으로 말한 건 언제인지 등을 묻다 질문은 아버지로 바뀐다.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하다 예상치 못한 순간 “항상 부족하게 해줘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4분 38초 동안 금융사나 상품을 홍보하는 직접적인 문구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일반인을 주인공으로해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금융사에 대한 긍정적인 여운이 남도록 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부모가 되어서야 비로소 부모님께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아오고 있었는지 깨닫게 만드는 진정성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편의 영화처럼 만든 스토리텔링 광고도 인기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 다담카드’ 광고는 실제 카드사 상품개발팀을 배경으로 한다. 아들로부터 신상품 아이디어를 얻는 상품개발팀장 황정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 담은 카드 혜택, 위에서 허락할까요”라며 고민하는 대리 송새벽, “이제 회사에 대한 사랑이 식은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상품을 내겠어”라고 말하는 사장 김창완 등 친근한 연기파 배우들이 실제 카드사에서 벌어지는 모습처럼 연기했다.
이 광고는 유튜브 조회수 540만을 넘어섰다.
윤창수 KB국민카드 홍보실 광고팀장은 “카드 상품 자체 혜택 나열은 식상해 고민하다 내놓은 광고”라며 “진정으로 고객을 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실제 우리 상품개발팀 모습을 바탕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반응에 힘입어 내년에도 스토리텔링 방식 광고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SC은행도 추리영화 같은 광고 ‘더콜(The Call)’을 선보였다. 은행을 간다고 나선 시민들이 실종되자 형사 손현주가 수사에 나서는 내용이다.
이 광고는 긴장감이 흐르는 음악과 함께 유명 연예인과 국회의원이 실종됐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배우 손현주가 형사로 수사에 나선다. 알고 보니 주변 은행 지점을 찾았다가 대기인파로 사람들이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고 한국SC은행의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가 해결해준다는 내용이다.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태블릿PC를 들고 직접 찾아가 예금, 대출, 카드 등의 상담 및 가입을 방문현장에서 바로 처리해준다.
금융업계 감성광고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스토리텔링 광고를 통해 금융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들이 생긴다”며 “또 최근 금융사들이 광고비를 줄이는 추세이기 때문에 유명 연예인보다는 일반인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광고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금융사별 스토리텔링 광고
(자료:각사 취합)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