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디스플레이 장비 등 수입관세 없애...수입 나프타엔 0.5% 관세

정부가 부진한 수출을 만회하고자 디스플레이 장비, 반도체 부자재 등에 부과되는 수입관세를 대폭 낮추고 대상을 늘렸다. 기업은 낮은 가격에 소재·장비를 수입해 수출 완제품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나프타 수입 관세는 0%에서 0.5%로 조정했지만 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를 0.5% 인하해 균형을 맞췄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마련한 ‘2016년 탄력관세 운용 계획’을 확정했다.

기본관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올해보다 10개 늘려 51개로 확정했다. 관세 인하로 우리 수입기업은 1년 동안 4717억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754억원 대비 25.7% 늘어났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 품목인 디스플레이·반도체·이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주요 장비, 원재료 수입 관세를 없앴다. 새해 디스플레이 장비 ‘라미네이터’, 반도체 부자재 ‘블랭크마스크’와 ‘석영유리기판’, 이차전지 원재료 ‘산화코발트’와 ‘인조흑연’에 붙는 관세는 0%다. 관련 산업계는 원가 경쟁력을 기대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이라 관세 인하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새로 추가된 라미네이터를 포함해 다섯 제품 관세 인하로 약 500억원 세수 혜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유·석유화학업계 관심이 집중된 수입 나프타에는 0.5% 관세가 부과된다. 석화업계 수입 나프타 의존도는 55%에 달한다. 다만 올해 할당관세 1%를 적용했던 나프타 제조용 원유는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0.5%로 낮춰 균형을 맞췄다. 수입 나프타 관세는 당초 1% 인상안도 나왔지만 업계 의견을 수용해 조정 폭을 제한했다. 원유로 나프타를 생산하는 정유업계와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업계 의견이 모두 반영됐다.

LPG 제조용 원유와 LNG는 기본세율보다 1%P 낮은 2%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중산·서민층 난방과 택시 연료 등으로 사용되는 점을 고려했다. 섬유·피혁·염료 등 영세 중소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원재료, 사료용 곡물에도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제조용 원유만 관세를 부과해 정유업계 불만이 있었고 수입 나프타 관세 조정에 대해서는 석유화학업계 산업 경쟁력 훼손에 대한 우려가 따랐다”면서 “과세율을 0.5%로 맞춘 것은 정유, 석화업계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나프타는 제조용 원유와 수입제품 간 세율균형을 맞추려 각각 0.5% 조정관세를 적용했다”며“ 나프타 관세 인상으로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수는 186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앞으로 20년간 국가 환경정책 방향을 담은 ‘제4차 국가환경종합계획(2016∼2035)’을 확정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