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車시장 어렵다” 글로벌 8850만대 예상…내수 3.1% 감소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올해보다 250만대가량 증가한 8850만대로 예상됐다.

예년보다 성장 폭은 줄어든다.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회복세가 둔화되고 자원수출국 부진이 지속되면서 저성장 구조가 예상된다. 국내 시장은 올 연말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서 내년 시장규모가 3.1% 감소될 것으로 점쳐졌다.

2016년 세계 자동차 시장 전망
2016년 세계 자동차 시장 전망

29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 소장 박홍재)는 2016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올해 예상치인 8600만대보다 2.9% 증가한 885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진시장은 올해보다 2.0% 증가한 4412만대, 신흥시장은 3.8% 증가한 4438만대로 예측됐다.

KARI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으로 △경제성장 둔화 △미국 금리 인상 △저유가 등을 꼽았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도 미국 금리 인상으로 내년 평균 1180원까지 상승이 예상된다.

내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올해보다 3.1% 감소한 176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올 연말 끝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가 많지 않아 소비 심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두자리 수 성장을 이어온 수입차 시장 역시 내년에는 7.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은 티볼리, 신형 투싼 등 신차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지난해보다 9.2%가량 증가한 182만대로 전망된다.

내년 선진시장은 미국 금리상승, 유럽 경기회복 둔화 등이 회복세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은 전년 대비 5.7% 성장한 1750만대를 기록할 예정이다. 사상 최대 규모다. 저유가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자동차 구매 대기 수요가 몰린 것이다. 반면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국은 내년 증가세가 1.6%로 둔화될 전망이다. 올해 8.2% 성장을 기록한 유럽 역시 내년에는 성장세가 3.1%까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규모가 0.9% 줄어든 신흥시장은 중국과 인도가 내년 증가세를 이끌 전망이다. 중국시장은 내년 말까지 ‘구매세 인하’ 정책을 지속해 올해보다 7% 증가한 2193만대로 예상된다. 올해는 주식시장 붕괴, 경기 부진 등으로 최근 3년간 최저치인 6.6%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올해 8.2% 성장한 데 이어 내년에도 6.3%라는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침체국면이 계속되겠지만 감소세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홍재 소장은 “중국은 성장률이 한자리 수로 내려오고 구조적 시장 변화가 자연스레 나타나고 있다”며 “성장세와 관계없이 SUV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6~7% 성장이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KARI는 내년 자동차 시장도 SUV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A·B세그먼트(소형) SUV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시장 규모가 3.4% 줄어든 친환경차 시장은 내년에 17.2% 성장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가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을 출시하고 토요타도 ‘프리우스’ 신형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내년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사상 최대치인 221만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