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도 치솟는 LPG가격…업계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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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반등하며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LPG는 석유제품으로 국제 유가와 연동되지만 최근 몇 달간 흐름은 정반대다. 글로벌 공급사가 수요가 집중되는 동절기를 겨냥해 가격을 인상한 탓인데 가뜩이나 수요이탈에 골머리를 앓는 LPG업계는 가격 경쟁력까지 잃어 울상이다.

우리나라 LPG유통가격 근거가 되는 사우디 기간계약가격(CP)은 지난 9월부터 이달까지 넉달 연속 상승해 연중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프로판 가격은 이 기간 톤당 315달러에서 460달러, 부탄은 345달러에서 475달러로 올랐다. 상승 폭은 각각 46%, 38%에 달한다.

LPG는 석유제품이다. 국제유가와 움직임을 같이 한다. 하지만 지난 4개월 동안 유가는 내리고 LPG는 올랐다. 국제유가와 LPG CP는 보통 한 달간 시차를 둔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두바이유 가격은 하락세가 완연했다. 하락폭은 12.9%나 된다. 기준이 되는 유가는 매달 하락하는데 제품인 LPG는 가격이 절반 가까이 올랐다.

LPG 수입·유통업계는 가격 경쟁력 상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 LPG 가격은 상승요인이 계속 발생한 반면에 석유화학 원료로 대체재 관계에 있는 나프타는 하락세가 뚜렷했다. 산업용, 가정·상업용 시장에서 직간접적으로 경쟁하는 LNG 가격 또한 안정세를 보였고 새해 요금이 9% 내린다.

LPG 수입업계는 지난 11월까지 공급가격 인하와 동결을 유지하다 이달 들어 kg당 38원을 올렸다. 새해 첫달 공급가격 기준이 되는 12월 CP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상태라 또 다시 가격 인상 압박에 부딪혔다. 올해 11월 누적 소비량은 8094만5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줄어든 상태다.

CP가 유가를 무시하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LPG 공급사가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려는 성격이 짙게 작용했다. 우리나라 LPG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상당량을 공급한다. 원유와 다르게 LPG시장은 아람코가 CP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에 가깝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경영이 악화되자 수익을 조정할 수 있는 LPG 가격을 높였다. 급기야 업계는 최근 아람코에 무리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공개 요청하기도 했다.

대한LPG협회 등 세 개 단체는 “국제 유가 하락추세와는 반대로 12월 LPG CP는 대폭 상승해 부정적 여론이 형성돼 가격 안정화를 건의한다”고 밝히고 대체 연료 도입 및 미국 등 LPG 수입선 다변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람코를 압박했다.

관심은 31일 나오는 1월 CP에 쏠린다. 12월 국제유가는 1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이후 급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전달 대비 하락했다. 업계는 최근 인상폭이 컸기 때문에 1월 CP 하락폭이 클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LPG 수입사 관계자는 “최근 원유 가격이 급락하는데도 LPG 수입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공급가를 책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가 흐름과 최근 무리한 인상폭을 감안하면 1월 국제 LPG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국제 유가와 LPG CP 월별 추이

유가 하락에도 치솟는 LPG가격…업계는 울상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