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디스플레이, 새해 설비 투자 최대 30% 늘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새해 설비투자를 작년보다 최대 30% 늘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증설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액정표시장치(LCD) 물량 확대까지 노린다. 애플에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하기 위한 설비 투자를 제외해도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난 설비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애플용 설비 투자까지 확정되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3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새해 설비투자 계획을 잠정 확정했다. 두 회사 모두 애플용 설비 투자를 제외한 금액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약 3조원 규모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새해에 약 30% 늘어난 4조7000억원 수준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새해 설비투자 규모가 불투명하다. 하지만 최소한 지난해와 비슷한 5조5000억원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A3 라인 플렉시블 OLED 투자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약 20% 정도 증가한 6조원대 후반에서 7조원대 초반 투자가 유력하다.

새해 투자 핵심 분야는 OLED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파주에 건설 중인 새로운 P10 라인에 올해 1조~1조4000억원 규모를 사용할 예정이다. 2017년 상반기 가동 예정인 구미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E5) 투자도 포함했다. E5는 초기 월 7500장 규모로 준비 중이다.

2014년 중국 광저우에 마련한 8.5세대 LCD 공장 설비 증설도 검토 중이다. 현재 월 9만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했으며 새해 10만장에서 최대 13만장 수준까지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32인치 LCD뿐만 아니라 50인치급 대형 LCD까지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새해 A3 라인의 2단계 투자 집행이 유력하다. 당초 지난해 상반기에 월 1만5000장 규모 설비 투자를 계획했으나 공정 변경 등의 이유로 보류했다. 플렉시블 OLED 설비를 마련할 예정이다. 규모는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LCD 라인은 5세대 L6를 옥사이드 기반 LCD로 전환한다.

양사 모두 애플에 신규 공급할 OLED 패널 관련 설비 투자는 아직 구체적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합쳐 향후 2~3년간 약 15조원 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패널기업 설비 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핵심 장비인 증착·봉지·열처리·노광 등의 장비가 일시적으로 공급 부족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디스플레이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대규모 설비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반갑지만 장비기업이 일시적으로 덩치를 키워 전체 발주 물량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전체 흐름을 보면서 승산 있는 사업을 전략적으로 골라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