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지방중소기업청(청장 김진형)이 ‘시키는 일’을 하기 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만들어가는’ 창조경제형 사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서 처음 시작한 해외 마케팅 사업은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퍼지기도 했다.
중소기업청 본청 사업을 지역에 뿌려주는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현장 맞춤형 독자·특화사업을 다수 발굴,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 호응이 썩 좋다.
독자·특화 사업 대표 사례는 ‘소중기업지원협의회’ 운영이다.

‘소중기업’은 중소기업에서 ‘중’자와 ‘소’자 순서를 바꿔 만든 단어다. 말 그대로 열악한 소기업 애로 해소 지원에 중점을 두고, 중소기업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소중기업지원협의회는 부산울산중기청,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중진공, 기보와 신보 등 기관과 중소기업중앙회, 벤처·이노비즈협회 등 기업 단체로 구성된 민관 협의 기구다. 지난 6월 출범해 최근까지 5차례 협의회를 진행했다.
협의회 특징은 운영 방식에 있다. 지역 기업과 협회, 단체를 직접 찾아가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파악한 후 기관 및 기업 단체의 기능, 역할, 경험을 토대로 해결 방안을 공동 모색한다.
일례로 지난 10월 4회 협의회는 이노비즈협회 부산지회에서 열렸다. 이날 부산지역 이노비즈기업은 한중 FTA에 따른 중국시장 진출 지원, 외국인 근로자 채용 애로 해소 등을 다각도로 건의했다.
협의회는 중국 내 지역 중소기업 상품 전시장 설치, 시장 진출 가능 품목 조사, 현지 네트워크 등 수출지원 기관 활용 방안을 찾아 제시했다. 이후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와 지역 중소기업 연결 등 실질적 지원을 이어갔다. 또 외국인 근로자 채용에 있어 선택권 확대와 업종별 정원(T/O) 차등화 방안 등을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투자IR(기업설명회) 경진대회’는 창업 초기기업과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만든 부산울산중기청만의 사업이다. 일명 ‘부산판 청년창업 슈퍼스타K’라 부른다.
투자IR 경진대회는 창업기업 IR활동에 경쟁을 접목해 ‘투자 교육’과 ‘투자 유치’의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부산울산중기청과 부산울산창업보육센터협의회, 동아대, 부경대, 경성대가 공동으로 마련한 첫 대회에는 69개 창업기업이 참가했다. 참가 기업은 약 6개월 동안 단계별 경쟁 프로그램을 거쳐 지난달 말 4개 기업이 최종 결선에 올랐다.
‘소상공인 마케팅 플랫폼’으로 대상을 받은 소프트기획은 결선 현장에서 5000만원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박준호 소프트기획 사장은 “창업 아이템을 소개하고 설득할 수 있는 경진대회가 늘어나 고생하는 창업 기업에 혜택이 골고루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시작해 주목을 받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해외 마케팅 사업도 있다.
부산울산중기청과 동명대, 부산시가 협력해 전국 최초로 마련한 ‘중국인 유학생 활용 온·오프라인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이다.

사업은 지역 중소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에 중국인 유학생의 현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 중소기업과 중국인 유학생, 국내 대학생이 팀을 이뤄 일정 기간 중국 내에서 활동하며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
지난 8월 시작한 사업에 부산 지역 32개 중소기업이 참가했다. 참가 기업은 4개월 만에 약 13만달러 계약 체결, 192만달러 수출상담 및 계약 추진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김진형 부산울산중기청장은 “중소기업 현장을 찾으면 문제점과 해결 방안이 나온다. 지역 중소기업 지원은 현장 맞춤형에 밀착 지원까지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소중기업지원협의회 활성화와 독자 특화 프로그램을 강화해 중소기업 중심의 지역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