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데이터 산업이 매년 두 자릿수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규모 13조원을 넘어섰다. 모바일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서비스 강화를 위한 고객 데이터 분석·활용이 급증했다. 관련 분야 청년 창업도 잇따르면서 데이터가 일자리 창출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3일 한국DB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는 13조원을 넘었다. 2012년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연평균 9%씩 성장세를 이어왔다. 시장은 데이터를 분석해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 서비스와 데이터 구축이 주축을 이룬다. 규모는 작지만 솔루션과 컨설팅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데이터 산업 성장에는 정부 공공 데이터 개방 정책, 금융과 통신 고객 서비스 강화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 데이터를 모으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수준을 벗어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통찰력을 얻는 기업 핵심 전략으로 변했다. 모바일 발달로 고객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가치는 높아졌다.
조경준 크레딧데이터 대표는 “금융권에서는 2010년 전후로 ‘데이터 없이는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며 “데이터가 많고 의미 있는 정보를 끄집어내는 역량이 뛰어날수록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어 관련 기술과 산업이 동시에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 솔루션 시장도 성장한다. DB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구축 분야, 데이터를 분석하고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시장도 커진다. 데이터 활용에 도움을 주는 컨설팅 시장을 중심으로 전문 인력도 늘었다.
지난해 국내 데이터 산업 인력은 30만명, 이 중 직접적으로 데이터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은 7만명가량으로 추정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역시 미래전략보고서에서 2017년까지 빅데이터 관련 일자리가 52만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아직 단순 데이터처리 전문가 수준이 대부분이다. 업계는 데이터를 산업과 연계해 가치를 부여하는 ‘데이터 과학자’ 같은 고급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년 창업도 늘고 있다. 전통적 솔루션과 DB 구축은 대기업 몫이었다. 스타트업은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활용·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공공 정보 개방을 늘리는 ‘정부3.0’이 이를 부채질한다. 데이터 분석 기술과 툴이 점차 범용화돼 데이터 전문가 없이도 스타트업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늘어났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DB진흥원이 추진하는 데이터 활용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 ‘K-글로벌 DB스타스’에는 올해 289개팀이 지원했다. 의료·건강, 인사 예측, 구매 결정 지원, 부동산 서비스, 맞춤형 금융정보 제공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스타트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준 로아팩토리 대표는 “스타트업은 자체적으로 데이터 구축이 쉽지 않지만 정부에서 의료, 법률 등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데이터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비중(자료:2015년 데이터산업 백서(한국DB진흥원))>
<국내 데이터산업 인력 현황(자료:2015년 데이터산업 백서(한국DB진흥원))>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