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속속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으로 진격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대중화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활성화하면서 기존 소비 수요가 대거 온라인으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기존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에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20~30대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에 몰리면서 백화점은 40~50대 비중이 커지는 고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최근 생필품을 저가로 유통하기 시작한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업계와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유통산업 주도권을 쥐었던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온라인 커머스로 미래 고객 잡는다
통계청은 지난 2014년 국내 백화점 업계 총 매출을 29조3000억원으로 집계했다. 전년 대비 5000억원이 감소해 지난 20004년 이후 10년 만에 역성장했다. 그동안 백화점을 이용했던 젊은 고객층이 온라인 쇼핑, 해외 직접구매(직구), 아울렛 등으로 상품 구매 채널을 다양화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에서 2030 소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0년 각각 14%, 29%를 기록한 20, 30대 소비자 비중은 2013년 10%, 26%로 줄었다. 반면에 같은 기간 40대와 50대 이상 소비자 비중은 각각 26%, 31%에서 28%, 36%로 늘었다. 백화점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 핵심 고객이었던 2030세대가 이탈하면서 향후 백화점 업계 성장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전자상거래 인프라 발달에 따라 소비 양극화 현상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옴니채널(Omni-Channel)로 수익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옴니채널은 기업이 보유한 모든 채널을 연결해 매출 극대화를 실현하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고객 스마트폰에 스마트 쿠폰북을 전달하고, 비콘(Beacon) 서비스로 고객 기호에 따른 할인쿠폰 정보를 제공한다. 롯데닷컴은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품을 수령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다른 상품을 둘러보고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옴니채널 전략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백화점 자체 인터넷 쇼핑몰은 기존 온라인 쇼핑몰과 뚜렷한 차별화 요소를 갖추지 못해 성장이 부진하다”며 “백화점이 매출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옴니채널 전략으로 온·오프라인을 활발하게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 쇼핑몰 ‘현대H몰’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까지 오픈마켓 G마켓, 옥션, 11번가, 카카오, CJ몰, GS숍, 스타일 윈도우에 상품을 공급하며 판로를 확대했다. 신세계, AK, 대구, 아이파크, 갤러리아, 롯데 등 주요 백화점도 비슷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현대H몰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부 플랫폼과 다양한 협업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온라인 경쟁력 강화 나서
대형마트도 온라인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쇼핑으로 생필품을 구매하는 소비 성향이 등장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연매출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한 지난 2012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4년은 전년 대비 3.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다빈도 소량구매 소비 형태가 등장하면서 대형마트 고객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했다”며 “대형마트 업계는 지속 성장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지난해 대형마트 자체 온라인몰 시장 규모를 1조9400억원으로 추산했다. 3100억원을 기록한 2010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역신장세를 보이는 반면에 온라인몰 매출은 매년 20% 이상 급증했다.
같은 해 모바일 플랫폼 매출은 5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1210억원, 2014년 2900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매년 갑절 이상 증가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전용 할인 쿠폰, 멤버십 등 모바일 특화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저가 정책,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앞세운 소셜커머스가 생필품 시장에 진입하면서 치열한 고객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2014년 업계 처음으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온라인 주문에 빠른 배송 서비스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센터 구축 이후 1일 기준 직원 1인당 주문처리 건수는 25건에서 100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배송률은 기존 26%에서 55%로 개선됐다. 오프라인 매출 대비 온라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5.6%로 상승했다.
김진설 이마트몰 마케팅팀장은 “오는 2020년까지 수도권 지역에 온라인 전용센터 6개를 추가 구축할 예정”이라며 “배송 서비스 품질을 향상되면 전체 매출이 높은 신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