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에 대한 국민 인식이 호전되고 있다. 필요성과 안전성, 원전 시설 확대는 물론 거주지 수용성 수치도 올라갔다. 기후변화 대응방안으로 원전을 주목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원자력 국민인식조사 결과,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5.1%, ‘원전을 증설해야 한다’는 응답이 33.7%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원자력 국민인식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확실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원전 필요성 인식은 지난 2014년 5월 75.3%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80%대 초반에 머물렀다. 지난해 9월 조사에는 82.3%로 7월(82.9%)보다 줄어들기도 했다. 지난달 85%를 넘어서면서 국민인식이 가장 좋았던 2013년 상반기 수준을 회복했다.
안전성 인식도 35.6%에서 41%로 높아졌다. 2013년 43.6%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다. 그동안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련 기관이 내부 혁신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운영과 관련 홍보에 공 들인 결과다.
원전 증설 필요성 인식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이 비율은 지난해 30% 이하로 추락했지만 12월 조사에 33.7%를 기록해 원전 필요성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원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계속 줄어 21.1%를 기록했다.
거주지 수용성은 36.4%를 기록, 직전 조사인 9월(33.5%)보다 2.9%P 상승했다. 오차범위 내 상승이지만 지난해 11월 영덕 신규 원전 유치를 놓고 반핵단체가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등 홍역을 치렀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결과다.
원자력문화재단은 원전이 국가 전력 수급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실제 세부 질의에서 원전의 전력수급 기여도는 78.3%, 경제발전 기여는 78.7%를 나타냈다.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에 대해서는 61.8%가 동의했다.
원자력문화재단 관계자는 “원전 효용성에 꾸준히 과반 이상 긍정 평가가 나온다”며 “새해에는 지역주민과 함께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생활 속 원전과 방사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어려운 원자력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사(2015년 12월 기준)는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를 통해 실시됐으며 95% 신뢰도에 오차율은 ±3.1%다.
결과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원자력 산업계는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전향적인 해로 평가된다. 사용후핵연료에서부터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고리원전 1호기 폐로 결정, 신규원전 추가 확정, 영덕 주민 투표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 했다.
사용후핵연료는 공론화를 마무리하고 정부차원에서 특별법과 관리계획을 만들고 있다. 방폐장도 준공을 완료해 중저준위폐기물이 처분되고 있고 월성원전 1호기도 계속운전을 결정했다.
첫 원전 폐로 결정이라는 역사적 사건도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는 2년뒤 가동을 멈추고 첫 해체에 들어간다. 경제성 평가에서는 수명연장을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정부와 한수원은 여론을 반영해 폐로를 결정했다. 원전 정책이 확대일로가 아닌 안전과 소통에 우선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영덕 주민투표는 지난해 가장 민감한 이슈였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법적 실효성도 없었지만 저조한 참여율로 주민투표 여건까지 갖추지 못하면서 원전 반대 의견이 지역 전체 민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원자력업계는 민감한 이슈를 과감히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소통한 것이 신뢰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에는 국민이 원자력과 방사선 관련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일부 단체 주장과 온라인상에 퍼져 있는 편향된 정보가 많은 만큼 이해하기 쉽고 객관적인 정보 공유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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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원자력문화재단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