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량이 746㎿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새해에는 태양광-비태양광 시장 통합 영향으로 보급량이 기가와트(GW·1000㎿)를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5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량은 2537㎿로 집계됐다. 전년도 설치량 1791㎿에서 746㎿가 늘었다. 연간 태양광 설치량은 지난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700㎿를 웃돌았다. 지난해 설치된 746㎿는 우리나라에 태양광발전설비가 보급된 이래 가장 많은 양이다.
태양광 설치량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가 도입된 2012년부터 4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적용 마지막 해인 2011년 554㎿였던 국내 태양광 보급량은 RPS가 도입된 2012년에 690㎿로 25%가량 성장했다. 2013년에는 1079㎿로 보급량이 껑충 뛰어 올랐으며, 이듬해에는 1791㎿로 늘어 한 해에 712㎿가 설치되는 기염을 토했다.
태양광 보급 확대 일등공신은 RPS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FIT를 운영했다. 원자력발전이나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단가를 정부가 보조금으로 사업자를 지원했다. 하지만 재정 압박으로 2012년부터 RPS 제도로 대체했다.
RPS는 보조금 대신 대형발전사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일정량의 전력을 생산하도록 의무를 부여해 수요를 만들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신재생 전력 생산을 증명하는 공급인증서(REC)를 대형발전사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 제도다. 기존 보조금 지원을 시장거래 형태로 바꿨다.
덕분에 대형발전사가 신재생 설비 건설과 REC 구매에 나서 태양광 설치량이 급격히 늘었다. 풍력이나 바이오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태양광 전력생산단가를 고려해 별도 의무량과 REC 시장을 운영한 것도 태양광 보급 확대에 기여했다.
태양광업계에는 새해 태양광 보급량이 GW를 넘어설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올해부터 태양광-비태양광REC 시장이 통합됨에 따라 태양광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태양광설비 설치비용이 ㎾당 150만원 수준까지 내려 가격경쟁력이 확보됐고, 풍력 등 다른 에너지원보다 설치가 쉽다는 장점이 보급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연구원은 “새해 국내 태양광 보급량이 처음으로 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RPS 의무량을 채워야 하는 대형발전사가 통합시장에서 설치하기 쉬운 태양광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5년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량(자료:전력거래소)>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