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CES 신사유람단

‘CES 2016’이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다양한 업종과 융·복합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인이라면 꼭 가야할 전시회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에 CES는 지역산업 육성방안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대구에서는 권영진 시장을 포함해 공무원과 시의회, 유관기관 등 16명이 CES를 방문 중이다. 대구지역 성장산업을 모색하고 CES 참가 기업을 격려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기업과 협력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앞서 신년사에서 올해를 ‘스마트행복시티’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다. 미래형 자동차 개발과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첫 행보로 CES 방문을 택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대구시 공무원 CES 방문 일정을 보면 출장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일정 확인 결과 전시회 관람이 대부분이다. 국내 기업 미팅은 삼성, LG와 만찬이 잡혀 있다. 해외 기업과의 미팅이라면 다쏘시스템 부사장과 만남이 유일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해외 비즈니스를 위한 미팅 스케줄은 없지만 관련 부서 공무원의 CES 관람만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16명이라는 대규모 지자체 방문단이 CES 전시회를 보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섰다면 일반인 관람 수준이어선 안된다. 현대판 신사유람단과 다르지 않다. 올해는 대구테크노파크와 경북대 스마트벤처창업학교,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지원으로 국내 27개 기업이 CES에 참여하고 있다.

CES 출장에는 한 명 당 최소 500만원 이상 든다. 세금으로 해외 출장에 나선 공무원이라면 국내 기업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현장에서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야 한다. 출장 전 세밀한 사전 스케줄을 짜는 것은 당연하다. 국내 전시회에서 VIP 부스 투어하듯 해외전시회 부스를 돌아보고 와선 안된다. CES에 참가한 우리 기업들 눈에도 자칫 외유성 해외출장으로 보여 질 수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