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취임 1년 맞은 김도종 원광대학교 총장

[인터뷰]취임 1년 맞은 김도종 원광대학교 총장

“대학이 단순히 교육만 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금융과 문화자본주의 시대로 접어든 현재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감수성과 전공지식을 융합한 창업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달 말 취임 1년을 맞은 김도종 원광대 총장은 대한민국 성장모멘텀을 ‘창업대학’에서 찾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지식을 가졌다고 해도 이를 사회발전에 녹여낼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김 총장은 대학 역할이 과거에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에 치중했다면 이제부터는 학생, 교수 모두 창업DNA를 이식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산업혁명이 과거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매디치카가 주도했다면 문화자본주의로 전환되는 시점에 새로운 혁명은 원광대가 리딩하겠다는 포부다.

김 총장은 이를 위해 ‘1학과 1창업 프로젝트’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스스로 ‘창업 전도사’를 자처하며 교수와 직원, 학생을 만나 발품을 팔고 있다. 다른 대학이 취업에 역량을 집중할 때 과감히 ‘창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학령인구 감소 등 지역대학 어려움을 돌파할 창구가 바로 ‘성공창업’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대학 교육은 산업자본주의에 영향을 받아 취업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사회는 효율성을 강조하는 분업주의로 접어든 만큼 다품종 소량생산의 1인 창업기업이 급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원광대 철학과 교수 출신인 김 총장은 철학강의를 준비하면서 전자신문 기사를 자주 인용했다. 얼핏보면 과학기술과 철학이 상관없어 보이지만 되레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총장은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파스칼의 계산기를 개량해 곱셈은 물론 나눗셈도 할 수 있는 계산기를 발명했고 이는 결국 컴퓨터 개발로 이어지게 됐다” 며 “이처럼 철학자의 사고와 인문학이 첨단과학기술과 결합하면 무한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원광대는 대학 보유 지식, 기술, 정보를 융합한 창업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총장직속 부속기관인 창업지원단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장, 공동 시설의 제공, 경영, 기술지도 등 지역 벤처기업 창업 활성화를 돕고 있다.

김 총장은 “IT·BT창업보육센터는 대학정보통신 창업지원센터와 바이오텍창업보육센터를 2005년부터 통합·운영하고 있다”며 “입주기업과 졸업기업의 기술개발, 자금유치, 경영관리, 마케팅전략수립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 보육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광대학교는 지난해 13개 학과에서 학교기업을 설립했다. 모든 학과가 하나씩 학교기업을 세우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하면 자연스럽게 회사에 입사하는 효과를 내게 된다. 납부금은 학교기업에서 나오는 급여로 대체 가능하고 4년간 돈을 모으면 창업 종자돈까지 만들 수 있다.

김 총장은 “올해 30개 학과, 내년에는 전체 학과가 창업아이템을 기반으로 기업을 세울 수 있도록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다”며 “ ‘책임 멘토 상시 지원’과 ‘벤처창업경진대회 참여’를 비롯해 ‘1학과 1창업 워크숍’ ‘자체 경진대회 개최’ ‘지식재산권 출원 지원’ 등 모의 창업 시뮬레이션을 위한 각종 지원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원광대는 ‘창업선도대학 창업아이템 사업화’ 등 실전 창업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우수 창업학생을 길러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전교생 창업학교 이수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중국 연변대학과 농업분야 육종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학생들의 중국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몽골 철도병원과 원격 진료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의료기술과 ICT를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적극 발굴하겠습니다.”

김 총장은 “지난해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과 거점형 창업선도대학, 고교정상화 기여대학, 테크숍 구축 등 다양한 정부재정지원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아 원광대 저력과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김 총장은 “개교 70주년을 맞는 원광대는 ‘궁즉변, 변측통, 통즉구’라는 말처럼 융·복합 교육과정 개발과 과감한 학사구조 개편 등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도종 총장 약력

△제12대 원광대 총장 △제문화학회 이사장 △범한철학회장 △대한철학회장 △ 원광대학교 도덕교육원장 △원광대학교 인문대학장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주간 △원광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