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조울증 발현을 막는 자연적 뇌 변화를 발견했다. 조울증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진전시키면 유전적 조울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피아 프란고우(Sophia Frangou)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아이칸의대 교수팀은 뇌 신경망 변화가 조울증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해 국제학술지 ‘중개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했다.
프란고우 교수팀은 조울증 환자 그룹, 조울증 유전자 보유 그룹, 조울증 유전자가 없는 그룹을 관찰했다. 각 그룹에 속한 사람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촬영했다. 실험 참가자는 조울증 증세에 영향을 주는 활동을 수행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감정조절 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 증세를 관찰했다. MRI로 촬영한 뇌 영상을 뇌 신경망 분포 형태로 도식화했다. 조울증 유전자 보유 그룹과 실제 증상 발현 환자 간 뇌 신경망 구조 차이를 발견해다.
조울증 발병과 상관 없이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뇌 하부피질과 전전두엽 사이 ‘전두변연계’에 정상인과 다른 뇌신경 연결 패턴이 나타났다. 전두변연계 기능 장애가 조울증을 일으킨다고 봤다.
하지만 발병하지 않은 유전자 보유자(환자의 형제·자매) 뇌에는 복측시각피질 사이에 어떤 뇌신경과도 연결될 수 있는 ‘초연결성’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이 전두변연계 기능 장애를 가졌음에도 뇌가 자연적으로 변화하면서 이를 극복한 것으로 분석했다.
프란고우 교수는 “뇌 신경망을 변형한 능력은 조울증 유전자를 가졌지만 질병을 방지할 수 있는 적응 신경 가소성”이라며 “질병을 이길 수 있는 생물학적 매커니즘을 찾고 치료법을 개발해 유전 복권(lottery) 확률을 이길 수 있는 희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