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토착은행 동네상권 벗어나 먹거리 찾아 서울행

지역 기반 영업에만 의존해왔던 지방은행이 전국구 시대를 열기 위해 분주하다.

지역을 벗어나 서울을 포함한 경기·인천 등 수도권 점포를 빠르게 늘리면서 고객 기반 확장에 한창이다. 포화한 지방 시장에만 의존해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과 주고객이던 지방 중소기업이 경기 악화로 실적난을 겪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전북은행 여의도지점
전북은행 여의도지점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 중 가장 광폭행보를 보이는 곳은 JB금융지주 계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다.

광주은행은 올해 서울,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10여개 점포를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광주은행은 현재 서울 17개, 경기·인천 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타 지방은행 수도권 점포 3~4개에 비해 많지만 꾸준히 수도권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신설 점포는 모두 미니점포로 운영된다. 직원 4명 이내, 면적은 132㎡(약 40평)로 몸집을 줄이고 실속을 높였다. 고객에게 먼저 찾아가는 소매금융 특화가 목적이다.

전북은행도 경기도에 추가 점포 개설을 앞두고 후보지를 검토 중이다. 또 현대증권과 손잡고 다음달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점포도 개설한다.

두 은행은 이달부터 영업창구 공동활용 업무 수탁을 통해 입금·지급·조회·통장정리 및 재발행·증명서 발급 등 교차거래가 가능해졌다.

다른 지방은행 수도권 점포수는 5개 안팎인데 반해 전북은행, 광주은행은 각각 29개, 22개로 고객 접근성이 높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전라남도 지역 건설사 등 중소기업 불황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수도권 점포 개설을 점점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BNK금융그룹 부산은행, 경남은행도 올해 서울과 경기도에 추가 점포 개설을 논의 중이다.

부산은행은 서울 4개, 인천남동공단과 반월시화공단에서 점포를 운영 중이다. 경남은행은 서울 3개 지점을 갖고 있고 경기·인천지역에는 아직 점포가 없다.

소매금융에 집중하는 전북·광주은행과 달리 부산·경남은행은 기업영업에 집중한 수도권 점포 확장을 노린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개설한 반월시화공단 점포 실적이 좋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도 지역에 추가 점포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3개, 반월시화공단에서 점포를 운영중인 DGB대구은행도 중장기적으로 경기도권 영업점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라도 지역이 부산, 경남지역보다 인구와 중소기업이 적기 때문에 전북·광주은행 수도권 점포확대가 더 시급하다”며 “지역 경제가 더 악화되면서 지방은행이 지역 밖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 수도권 점포 현황(자료:각사취합)>


지방은행 수도권 점포 현황(자료:각사취합)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