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테크놀로지, 국내 첫 BNNT시장 도전장

김재우 내일테크놀로지 사장(왼쪽)과 김상인 이사가 BNNT 성능 네스트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재우 내일테크놀로지 사장(왼쪽)과 김상인 이사가 BNNT 성능 네스트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차세대 나노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질화붕소나노튜브(BNNT:Boron Nitride NanoTubes) 생산 기반 기업이 잇따른 투자유치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해 9월 창업한 내일테크놀로지(대표 김재우)는 창업 1개월 뒤 대덕특구 액셀러레이터 액트너랩으로부터 4000만원을 투자받았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청 TIPS 프로그램 신청과 함께 6000만원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지난 해 말에는 한국과학기술지주(KST)가 3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연계사업 두 건도 이뤄졌다. 대덕특구 기술사업화와 KST 투자연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 R&BD사업으로 총 4억4000만원을 확보했다.

연구소기업 선정도 예정돼 있다. 2년간 6억원 R&BD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다.

김재우 내일테크놀로지 사장
김재우 내일테크놀로지 사장

돈 걱정은 없다. 내일테크놀로지는 BNNT 대량생산이 목표다. BNNT는 원자력, 우주, IT, 바이오메디컬, 에너지 등에서 주목하는 신소재다. 1g당 가격이 100만원을 호가한다. 금보다(g당 7만원 정도) 15배나 비싸다.

성격이 유사한 탄소나노튜브(CNT)도 처음 나왔던 1990년대 중반엔 이와 비슷한 가격이었다. 투자사들이 소재의 희귀성을 알아본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BNNT 생산 전문기업이 전무하다.

내일테크놀로지는 지난 해 말 BNNT 시장 가능성을 보고 3명이 창업에 나섰다.

내일테크놀로지, 국내 첫 BNNT시장 도전장

김재우 CEO겸 CTO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소재개발부 출신이다. 나노기술을 응용한 방사선 차폐소재 연구를 하다 BNNT에 주목했다. 연구원 재직 시 방사선 차폐 신소재도 개발해 산업체에 기술이전했다. 상용제품을 개발한 경험이 창업 밑거름이 됐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이후 방사선 차폐소재 중요성이 부각될 때 국내 관련분야 연구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레이저 응용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상인 이사는 김 대표와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다 뜻이 맞아 함께 나왔다. 또 비상근으로 서영수 세종대 나노신소재공학과 교수가 가세했다.

BNNT가 소재산업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는 고분자나 세라믹, 메탈 등과 섞어 쓰면 제품 고유 특성을 강화하는데 주효하기 때문이다. 세라믹은 고온소재로 장점이 있지만 상온에서 깨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BNNT를 섞어 놓으면 고온에서 깨지는 것이 현격히 줄어든다.

영화 ‘마션’에서 선보였던 우주기지나 우주복 방사선 차폐에도 BNNT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물질이다. 열중성자가 우주장비나 우주복을 방사화하는 것을 막아 준다. 열중성자 흡수능력이 CNT 대비 20만배나 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BNNT에 관심을 갖고 상용화한 이유이다.

BNNT와 CNT 구조 이미지 비교
BNNT와 CNT 구조 이미지 비교

에너지 분야에선 해수담수용 멤브레인이나 수소저장매체로 이용할 수 있다. IT분야에선 방열소재, 압전소재, 극소형레이저에 쓰인다. 독성이 거의 없어 암치료용 약물전달체나 유전자전달체 등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BNNT는 화학적·열적 안정성도 CNT보다 우수하다. 공기 중에서 CNT가 400℃ 정도에서 타버리는데 비해 BNNT는 800℃ 이상에서도 안정적이다. 5eV(에너지볼트)의 와이드밴드갭을 갖는 반도체 특성도 갖고 있다.

BNNT가 CNT에 비해 성능면에서 우위에 있지만 상용화가 쉽지 않은 것은 대량생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내일테크놀로지는 도가니를 이용하는 기존 방법대신 전구체로 필름을 이용해 현재 소형 시스템으로도 생산량을 200~300배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실증연구를 거쳐 대량생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나노 원소재 시장 규모는 지난 해 기준 카본 기반이 1577억원, 메탈 기반이 253억원, 세라믹 기반이 4712억원 대다. 전 세계 규모는 3개 부문을 합쳐 7조원 대다.

국내에선 한화, 효성, 금호 등 대기업이 CNT 300톤을 생산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부분 도산했다.

김재우 사장은 “해외에서는 BNNT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나노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 CNT나 그래핀만 연구한다”며 “지금 이 분야에 진출하면 선진국도 초입이어서 동등한 출발선에서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이런 곳에 투자해야 우리나라도 소재부품 분야에서 선진국을 넘어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