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와 전상용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효모 기반 바이오 소재를 이용해 항암제를 표적 암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 기술은 효모에 존재하는 천연 소포체인 액포를 항암제를 전달하는 약물전달체로 이용했다. 동물 실험에서 높은 생체 적합성과 항암 효능을 보여 기존 치료법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약물전달시스템은 기존의 합성의약품 기반 항암 치료에 비해 독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현재 미 식약청 허가를 받아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전달시스템은 리포좀 제제와 알부민 나노입자가 있다.
나노입자 기반 약물전달시스템은 특정 암을 표적해 치료하는 기술은 아니다. 최근에는 특정 암을 표적해 부작용을 낮추고 치료 효능은 개선시키는 표적형 약물전달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그러나 대부분 표적형 약물전달시스템은 고분자, 무기 나노입자 같은 인공소재 기반이다. 인공소재들은 생체 적합성이 낮고 몸속에 장기간 남아 잠재적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한계를 갖는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빵, 맥주의 발효에 사용되는 효모를 이용했다. 효모 안 소포체인 액포를 항암제 전달 소재로 사용했다.
연구팀은 기존 효모를 유전자변형 시켰다. 유방암에 결합 가능한 표적 리간드가 도입된 표적형 효모액포로 제조한 것이다.
여기에 항암제로 사용되는 독소루비신을 표적형 효모액포에 선적해 100㎚ 직경을 갖는 암 치료용 표적형 약물전달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액포의 구성성분은 인간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지질 성분들과 비슷해 암 세포와의 막융합이 수월하게 이뤄진다. 항암제를 암 세포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생체 적합성이 높아 안전한 약물전달시스템이 될 수 있다.
실제 유방암 동물실험에서 표적형 효모액포 약물전달시스템은 기존 독소루비신 치료 그룹에 비해 3배 이상 항암제를 암 조직에 전달해 우수한 치료 효능을 보였다.
이 기술을 통해 다른 생물체 기반의 나노 소포체를 이용한 약물전달시스템 개발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2월 28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전영수 교수는 “이 기술을 통해 생물체 유래 천연 나노 소포체가 약물전달시스템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임상 연구 및 임상 적용 가능성을 평가해 궁극적인 암 치료 방안 중 하나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