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맞수기업 경영전략] ④ 더페이스샵 VS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고급화, 해외 진출 가속화 ‘맞불작전’

좌측부터 더페이스샵 배정태 대표, 이니스프리 안세홍 대표.
좌측부터 더페이스샵 배정태 대표, 이니스프리 안세홍 대표.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의 경쟁이 올 한해 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은 브랜드숍 전성기를 열었던 미샤에게 1위 자리를 탈환한 지난 2013년 이후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향한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의 추격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두 브랜드숍 간 미묘한 경쟁 관계를 좀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더페이스샵은 2014년 매출 6101억원을 기록하며 브랜드숍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니스프리는 이보다 1500억원 가량 적은 45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영업이익에서는 더페이스샵이 690억원, 이니스프리가 765억원으로 이니스프리의 선전이 눈에 띈다.

더페이스샵이 중국에 직영점을 늘리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 반해 이니스프리는 500억원을 밑돌던 영업이익을 765억원까지 끌어올리며 수익성을 높였다.

더페이스샵 vs 이니스프리 2015년 매출 추정치

[2016 맞수기업 경영전략] ④ 더페이스샵 VS 이니스프리

지난해에도 이같은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더페이스샵의 3분기 매출액은 1508억원, 영업이익은 148억원이었고, 이니스프리는 매출 1369억원, 영업이익 2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더페이스샵이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이니스프리가 앞질렀다.

이니스프리의 선전은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 코스비전을 통해 주력 제품을 생산, 원감을 절감시킨 노력과 맞닿아 있다. 이에 더페이스샵도 ‘연구개발 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자체 생산률을 7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는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에서 라이벌 체제를 굳히고 있다. 두 브랜드숍 모두 ‘자연주의 화장품’을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으며 최근 여기에 고급화 전략을 더해 시장을 주도하고 나섰다.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는 지난해부터 고급화 전략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심벌마크를 새롭게 마련하고 주요 상권의 매장을 리뉴얼한 것이다.

더페이스샵(좌측)과 이니스프리(우측) 매장.
더페이스샵(좌측)과 이니스프리(우측) 매장.

더페이스샵은 명동 중앙로 매장을 시작으로 주요 상권 매장을 순차적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매장 외관과 내부는 골드와 화이트 컬러로 현대적이고 깨끗한 느낌을 더했고 간판에는 더페이스샵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심벌마크를 새롭게 적용했다.

여기에 프리미엄 라인인 ‘더테라피’ 등을 전면에 내세워 다른 브랜드숍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이니스프리도 세계적인 디자인 스튜디오 소프트랩(SOFT LAB)과 손잡고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친환경 가치를 담은 공간으로 새롭게 리뉴얼 오픈했다.

매장 내부는 이니스프리 제품 패키지에도 사용하는 재활용 소재인 감귤지를 나뭇잎처럼 활용해 친환경 느낌의 거대한 공중정원을 연출했으며 매장 외부는 나뭇잎 모양의 알루미늄판을 활용해 현대적이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더했다.

브랜드숍 맞수기업 2016년 핵심 경영 전략

[2016 맞수기업 경영전략] ④ 더페이스샵 VS 이니스프리

두 브랜드숍의 행보 가운데 다른 주목할 만한 부분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는 각각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 공략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중국 현지에서 브랜드가 고성장 중이며 점진적으로 현지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화장품 매출액의 성장 드라이버로 꼽히며 비중이 40%에 달한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LG생활건강의 성장 기대감을 논할 때 더페이스샵을 빼 놓지 않는다.

2016년 중국 내 프리미엄 카테고리 내 브랜드 확장 계획

자료 : IBK투자증권.
자료 :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최근 LG생활건강의 실적 성장 중 가장 인상적인 영역은 중국 관련 화장품 사업으로 2015년 3분기 기준 화장품 부문 매출 기여도는 41%이고 그 중 33%가 된 중국 관련”이라며 “올 해 1/4분기 더페이스샵을 필두로 한 주력 브랜드의 온라인 채널 공략이 주효하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안지영 연구원도 “LG생활건강은 2015년 3분기 중국 화장품 매출액을 79% 성장시켰다”면서 “더페이스샵도 49%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이러한 성장세에 합류했다”고 분석했다.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이니스프리도 마찬가지다. 이니스프리는 2012년 상하이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중국을 비롯한 7개 국가에 총 23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경제 중심지인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에 중국 내 단일 코스메틱 브랜드 중 가장 큰 규모의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 상하이’를 오픈했다.

이니스프리의 중국 매장수는 2015년 180개에서 2018년까지 332개로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매출도 2015년 2600억원에서 2018년에는 87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되며, 매출 비중은 30% 중반에서 4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다.

이니스프리 중국 매출 비중 예상

자료 : 아모레퍼시픽, 현대증권 추정치.
자료 : 아모레퍼시픽, 현대증권 추정치.

현대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마몽드,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 설화수 등 5개 브랜드의 판매실적을 지속적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라며 “이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는 이니스프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니스프리는 디지털 채널에서의 판매호조도 긍정적이지만 무엇보다도 매장확대를 통한 매출증가가 예상된다”며 “현재까지는 주로 1선 도시에 진출돼 있으며 매년 연간 40~50개의 매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또 “이니스프리는 제주도 컨셉이 중국인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하면서 중국인들의 선호도를 이끌어 내는 부분도 있지만 ‘석류라인’과 같은 중국인 소비자들만을 위한 제품을 출시하는 부분도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 양지혜 연구원도 “2016년 중국 등 해외 현지법인에서의 성장률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며 “아시아 중산층 소비력 향상으로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니스프리의 높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다. 비록 중국 로컬 브랜드의 성장세가 빠르기는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제품 혁신과 브랜드 감성을 따라오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