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 스토리, HIT. 넥슨코리아 하면 떠오르는 히트 게임을 꼽자면 열 손가락이 모자라다. 1994년 창립 이후 넥슨은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해외까지 진출해 전 세계 150개국에 ‘게임 한류’ 열풍을 주도한다.
승승장구하던 넥슨코리아는 게임 사용자 수 증가와 모바일 환경 확산이라는 도전에 직면했다. 수많은 동시접속자가 끊김 없이 게임을 즐기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공격하는 해커도 막아야 한다. 근본적 인프라 환경 개편이 요구됐다.
해결책으로 꼽은 것은 ‘클라우드’다. 지난 2014년 9월 서버 가상화 기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서버 가상화는 단일 서버를 논리적으로 구분해 복수 서버처럼 활용하는 개념이다. 네트워크,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스토리지 등 자원을 할당해 유연하게 사용한다.
넥슨코리아는 게임별로 전용 시스템 환경을 갖췄다. 인터넷, 모바일 환경 특성과 게임 콘텐츠별 사용자 특성을 감안했다. 서비스 질을 높이고 방학 또는 특별 이벤트 등에 따라 트래픽이 몰리는 현상을 줄이는 게 목표다. 게임별로 백업, DB 클러스터, 미러링 등 시스템을 구현했다. 장애가 발생했을 때 신속 복구가 가능하다.
넥슨코리아 클라우드 TF는 인프라 전체 그림을 그리면서 스토리지에 주목했다. 한정된 서버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서비스 안정화까지 받쳐주는 스토리지가 필요했다. 프로젝트 핵심이자 성공적 서비스 열쇠는 스토리지였다.

조주형 넥슨코리아 IT 게임인프라실 팀장은 “스토리지 성능과 용량 증설은 예측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지만 서비스 장애는 완벽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며 “비즈니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확장성과 성능, 가용성, 효율성까지 고려한 스토리지 도입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넥슨코리아는 스토리지 장비 선정에만 6개월을 할애했다. 전체 프로젝트가 약 1년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스토리지 성능 검증에 매달렸다.
최종 선정한 제품은 효성인포메이션이 제안한 ‘히타치 VSP G1000’이다. 실시간 액티브-액티브 이중화 솔루션 ‘GAD’가 탑재됐다.
VSP G1000은 기업 핵심업무 영역에 활용하는 고성능 스토리지다. 무중단 운영환경을 지원하는 액티브-액티브 이중화 솔루션은 서비스 안정성이 핵심인 게임업체에 매력적이다.
조 팀장은 “이용자에게 중단 없는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성능보다 서비스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스토리지 컨트롤러에서 완벽한 액티브-액티브 기능을 제공하는 GAD 솔루션은 효성인포메이션을 선택하는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히타치 고성능 스토리지에서 제공하는 GAD는 서로 다른 2대 스토리지에 저장된 데이터를 가상 스토리지 공간에 자동으로 복제한다. GAD로 2대 VSP G1000 스토리지가 한 대처럼 관리돼 동일한 데이터 읽기·쓰기가 가능하다. 스토리지 간 데이터 이동도 자유롭다.
무중단 장애 복구 기능은 넥슨코리아가 강조했던 서비스 안정성과 일치한다. 스토리지 한 대에 장애가 발생해도 무중단 장애 복구 기능을 지원해 서비스를 지속한다. 두 대 스토리지로 데이터가 분산돼 입출력되면서 응답시간도 빠르다.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경쟁제품 대비 5배가 빠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넥슨코리아는 6개 주요 PC 온라인 게임을 VSP G1000 두 대로 연결했다. 스토리지 이중화를 구현했다.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GAD 솔루션을 활용해 두 대 스토리지를 하나처럼 구성했다. 관리자가 개입하지 않고도 스토리지가 자동으로 장애에 대응한다.
조 팀장은 “3개월간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BMT에서 요구했던 사항이 제대로 구현돼 만족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효율적이며 완벽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