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2020년까지 태양광 생산능력 글로벌 톱3로 도약한다. 트리나솔라·카나디안솔라·JA솔라 등 중국 기업이 장악한 태양광시장에 우리 기업 깃발을 추가한다. LG그룹 에너지사업 강화에도 한층 힘이 실린다.

LG전자는 13일 경북도청에서 경상북도·구미시와 ‘태양광 신규 생산라인 투자에 관한 투자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구미사업장에 2018년 상반기까지 5272억원을 투자해 초고효율 태양광 생산라인 6개를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가동 중인 생산라인 8개와 합쳐 총 14개 생산라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연 1GW(기가와트) 생산능력을 2018년에 약 1.8GW까지 끌어올린다. 2020년에는 연간 생산능력을 3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태양전지 생산규모로 보면 3GW는 글로벌 톱3 수준이다. 3GW는 가정집 1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연간 전력량과 맞먹는다.
LG전자는 이번 투자로 연구개발, 사무·영업, 생산분야에 87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봉 LG전자 사장(B2B부문장 겸 에너지사업센터장)은 “미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며 “초고효율 프리미엄 제품을 지속 선보여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 글로벌 태양광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MOU는 이상봉 사장과 김관용 경상북도 지사, 남유진 구미시장간에 교환됐다.
LG전자가 태양광 생산능력을 3GW로 키우면 태양전지는 글로벌 톱3, 태양광모듈은 6위 수준으로 올라선다. 한화큐셀이 이미 이보다 많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생산공장 등 주 근거지를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두고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국내 모든 생산공정을 갖춘 LG전자가 중국 기업과 어깨를 다투는 첫 우리 기업이라고 태양광업계는 평가한다.

투자 타이밍도 좋다. 글로벌 태양광시장이 연간 20% 이상 큰 폭 성장하면서 수요가 충분한데다, 초고효율 제품으로 기술적 차별화를 꾀한 것도 돋보이는 전략이다.
가전과 휴대폰으로 확보한 브랜드 인지도를 가정용으로 급속 확산되는 태양광제품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관계사 노하우까지 접목하면 기술력과 제조단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LG전자는 단결정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 중심으로 생산설비를 구축했기 때문에 향후 시장 지배력 확대에도 유리하다. 중국 대부분 기업이 15~18% 수준 태양광모듈을 공급하는 것과 비교해, LG전자는 19~20% 수준의 한 단계 높은 제품을 공급한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연구개발(R&D)과 생산능력 확대를 이어가는 배경으로 구본준 부회장 뚝심을 꼽는다. 구 부회장은 태양광 침체기였던 지난 2012~2014년에도 태양광사업을 꾸준히 키웠다. 태양광처럼 불확실성이 큰 사업은 오너 의지가 없으면 장기적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LG전자의 통큰 태양광 투자도 구본준 부회장이 ㈜LG로 이동해 태양광 등 그룹 신사업 총괄에 나선 이후 발표한 첫 번째 그림이다.
LG전자는 지난 1995년 태양광 연구를 시작해 2010년 첫 태양광 모듈을 출시했다. 현재 미국·일본·유럽·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6인치(15.67㎝) N타입 60셀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인 19.5% 초고효율 태양광 모듈 ‘네온2’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LG전자는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에너지사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에너지관련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에너지사업센터’를 신설하고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조명(Lighting)·에너지관리시스템(EMS) 사업을 묶어 시너지를 내고 있다.
◇6인치(15.67cm) 태양전지=모듈을 구성하는 셀 크기. 태양광 모듈은 주로 6인치(가로와 세로 각각 15.6cm 내외)와 5인치(가로와 세로 각각 12.5cm내외) 셀을 사용한다. 셀 크기가 크면 태양광 모듈 면적도 늘어나고 제작 난이도도 높아진다.
◇N타입=웨이퍼를 만들 때 전기전도성을 부여하기 위해 소량의 다른 원소를 첨가한다. 이때 들어가는 첨가 원소에 따라 N타입, P타입으로 나뉜다. N타입 웨이퍼는 P타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효율이나 웨이퍼를 만드는 공정이 더 까다롭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