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52> 전략은 좋은데 실행이 문제..만약 전략부터 잘못됐다면?

▲오늘의 고민

대박회사 김 사장은 시무식에서 한 해 동안 어떤 전략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지 발표했다. 이 내용을 기준으로 각 사업부에서는 사업전략을 수립해 보고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작년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전략 실행을 점검할 때마다 결과가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52> 전략은 좋은데 실행이 문제..만약 전략부터 잘못됐다면?

매해 경영진이 고심 끝에 세우는 기업전략, 계획과 달리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많은 리더가 그 이유를 실행력 문제로 꼽는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전략가인 리처드 루멜트 교수는 “공들여 짠 그 전략 자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럼 어떤 전략이 잘못된 것이고 전략을 짤 때 주의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점검 포인트 1. 진짜 아픈 현실은 고려하지 않은, 사상누각 같은 전략은 아닌가.

전략 수립 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 강점과 약점, 기회, 위협 등 철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이 ‘더 나은 내일’만 집중하다가 ‘오늘’이라는 아픈 현실은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52> 전략은 좋은데 실행이 문제..만약 전략부터 잘못됐다면?

한때 미국에서 손꼽히는 기업이었던 농업용 기계장비 회사 ‘인터내셔널 하베스터’가 그 중 하나다. 1970년대 말 경영 현대화를 위해 전문 전략가까지 동원해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매해 시장점유율 몇 % 높이고 비용을 얼마 줄인다’와 같이 실적과 재무 목표 중심 전략이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유통망을 강화하거나 생산비를 낮추는 등 사업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한두 해 순익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실적 목표만 집중하느라 정작 자신이 처한 아픈 ‘현실’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시도 때도 없는 인사이동 그리고 불공평한 대우에 직원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었다. 전략 수립 시에는 이런 내용이 외면을 받았고 결국 사태는 심각해져 노조는 6개월 파업했다. 결국 회사는 1984년 조각조각 찢어져 팔렸다. 철저한 현실 분석이 없는 전략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52> 전략은 좋은데 실행이 문제..만약 전략부터 잘못됐다면?

◇점검 포인트 2. 우선순위를 못 정해 이것저것 다 갖다 붙인 잡탕 전략은 아닌가.

전략 수립 시 경영진 사이에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다들 나름의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전략이 더 낫다고 100% 확신하기 힘들다. 이때 리더 결단, 즉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하지만 리더 대부분은 여러 의견을 종합해 절충안을 만들려고 한다. 이러면 온갖 전략이 다 섞여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상한 전략이 나온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52> 전략은 좋은데 실행이 문제..만약 전략부터 잘못됐다면?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DEC(Digital Equipment Corporation) 리더도 이런 실수를 범했다. 1992년 회사 전략회의에서 임원진은 서로 다른 세 가지 전략을 내놓았다. 한쪽은 컴퓨터 시스템에 집중을, 다른 쪽은 서비스를 강화하자고 했다. 또 다른 쪽은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자고 했다. 당시 CEO였던 켄 올슨은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결단’을 내리는 대신 세 가지 의견의 절충안을 요구했다.

그러니 ‘DEC는 고품질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처리 분야 리더가 된다’는 잡탕 전략이 나왔다. 회사 힘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었고 점점 회사는 기울어져 1998년 컴팩에 인수된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52> 전략은 좋은데 실행이 문제..만약 전략부터 잘못됐다면?

◇점검 포인트 3. 남의 눈을 의식해 겉멋만 잔뜩 든 알맹이 없는 전략은 아닌가.

어떤 전략을 보면 추상적이고 어려운 단어로 가득한 경우가 있다. 쓸 데 없는 미사여구까지 붙어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도대체 왜 그렇게 만드는 걸까. 대부분 이유는 전략 내실이 부족한 것을 가리기 위해서다. 정확히 남들과 다른 무엇을, 어떻게 할지 날카로운 통찰이 없을 때 이렇게 포장하려고 든다. 회사 내외부에 공표해야 하니 더욱 미사여구에 신경쓸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의 한 은행에서 발표한 전략을 살펴보자. ‘우리의 근본 전략은 고객중심 중개활동이다.’ 이 내용을 하나 하나씩 따져보면 모호하기 이를 데가 없다. 먼저 여기서 말하는 중개활동은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고 예금을 받는 것을 말한다. 즉, 은행으로서 은행 일을 한다는 말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이다. 또 ‘고객중심’은 대체 어떤 활동으로 고객중심을 할 것인지가 빠져 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 회사 전략이 잘못된 전략인지 의심스러운가. 그렇다면 ‘철저한 현실진단’으로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전략인지 ‘겉멋만 잔뜩’든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자. 심기일전해서 세우는 전략이야말로 전쟁터 같은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성공을 가져다 줄 열쇠가 될 것이다.

정리=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