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이 ‘고연비·저탄소’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파워트레인(동력계통)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에도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알루미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등 신소재는 차량 무게를 줄여주고, 친환경 타이어는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20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아이오닉’은 후드, 테일게이트, 전·후륜 서스펜션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 철을 사용했을 때보다 무게를 약 40%가량 감량했다. 연료탱크도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공차 중량을 1400㎏ 이하로 맞췄다. 차체무게는 연비와 탄소배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들도 차체 경량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토요타는 오는 3월 국내 출시하는 친환경 전용차 ‘프리우스’ 4세대 모델에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기존 3%에서 19%로 확대했다. 일본기준 공인연비는 40.8㎞/ℓ로, 기존 3세대 모델(32.6㎞/ℓ)보다 25.2%가량 향상됐다. BMW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 ‘i8’, 신형 7시리즈 등 신차에 CFRP로 제작한 ‘카본 코어 차체’를 적용했다. CFRP는 비틀림 강성이 매우 높으면서도 중량은 강철보다 50%, 알루미늄보다 30%나 가볍다.
타이어도 연비와 탄소배출에 큰 영향을 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연비를 높이기 위해 타이어를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를 채택했다. 에너지 세이버는 회전저항을 감소시켜 100㎞ 주행 시 0.3ℓ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수명도 주요 경쟁 제품 대비 9300㎞ 거리를 더 주행할 수 있다. 그 결과 공인연비와 탄소배출량은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22.4㎞/ℓ, 69.0g/㎞를 기록했다.
회전저항 계수를 최소화시켜 친환경성을 높이는 것은 타이어 업계 최대 과제다. 통상 타이어 지름이 클수록 연비는 낮게 측정된다. 휠과 타이어가 커질수록 차량 무게가 증가하는 데다 땅과 맞닿는 접지 면적도 넓어져 회전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연비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국내 시판 중인 대표적인 친환경 타이어는 한국타이어 ‘앙프랑 에코’, 금호타이어 ‘에코윙’, 브리지스톤 ‘에코피아’ 등이 있다. 폭스바겐 ‘캐디’에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되는 넥센타이어 ‘엔블루 프리미엄’도 연비를 높인 친환경 타이어다. 친환경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은 닛산 전기차 ‘리프’(미쉐린 에너지세이버), BMW 전기차 ‘i3’(브릿지스톤 에코피아), 쏘울 EV(넥센타이어 엔블루EV) 등이 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