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SBS, 세계 최초 ATSC 3.0 국산화… 방송장비 시장 선점 기대

지상파 UHD 방송규격 `ATSC3.0`국산화 실험방송

본방송 전 단계인 지상파 4K(UHD, 3840×2160) 실시간 실험방송을 세계 최초로 마쳤다. UHD 방송시대를 앞두고 기술 자립화와 국산 방송장비 해외 진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LG전자와 SBS, MBC,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일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에서 ‘세계 최초 ATSC 3.0 실시간 송수신’에 성공했다.

목동 방송센터에서 촬영한 실시간 영상을 관악산 송신소에서 ATSC 3.0 4K로 송출, 생방송했다. 녹화영상 재생에 그쳤던 이전 실험과 달리 실시간 전송과 수신 기술력을 입증했다.

LG전자와 SBS, MBC,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20일 지상파 4K(UHD) 전송규격 `ATSC 3.0` 국산화 실험방송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LG와 SBS 관계자가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에서 본방송시스템 실험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LG전자와 SBS, MBC,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20일 지상파 4K(UHD) 전송규격 `ATSC 3.0` 국산화 실험방송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LG와 SBS 관계자가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에서 본방송시스템 실험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이날 실험은 카메라와 송신기를 제외한 전 장비를 국산으로 구현했다. LG전자 차세대표준연구소, SBS 뉴미디어개발팀이 지난해 5월 결성한 ‘ATSC 3.0 개발 컨소시엄’ 성과다. ETRI는 수년 간 축적한 차세대 방송 시스템 연구개발 결과물을 방송장비 업체에 이전했다.

SBS가 4K 비디오 서버, ATSC 3.0 관리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4K 송출 처음과 마무리를 책임졌다. 미디어엑셀은 실시간 HEVC 인코더를, 디지캡은 다중화기와 시그널링 서버를 제작·구축했다. LG전자는 ATSC 3.0 수신기를 내놓았다.

수신기는 소형화한다. 지금은 셋톱박스 형태지만 본방송 이전까지 4K TV에 내장, 일체화한다. 프랑스 제품을 사용한 송신기 익사이터도 SBS와 진명통신이 개발 중이다. 김상진 SBS 뉴미디어개발팀 부장은 “사실상 100% 국산화 달성”이라며 “업체 간 활발한 기술교류로 일군 성과”라고 소개했다.

◇뉴스해설-UHD 방송시대 전자·방송장비 시장 선점 기회

LG전자와 지상파 방송사가 ATSC 3.0 개발에 나선 건 차세대 방송시장 조기 선점 목적이 크다.

세계적으로 2009년 개발된 유럽식 DVB-T2가 지상파 4K 전송규격으로 유럽 일부 국가에 쓰이지만 IP 기반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새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 ATSC 3.0 본방송을 선보여 국산 방송장비 업계 해외 진출을 위한 ‘실적’ 마련 의미도 크다.

20여년 전 지상파 디지털방송 전송규격 논쟁으로 인한 시장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다. 당시 미국식 ATSC 1.0, 유럽식 DVB-T를 두고 업계가 갈등을 빚으며 국내 지상파 디지털 전환이 미국, 일본보다 늦어져 해외 업체가 장비시장을 선점했다. LG전자는 자회사 제니스를 활용해 ATSC 원천기술을 보유하고도 국내 보급을 늦춰야 했다.

순수 국산기술 ATSC 3.0 실시간 실험 성공은 국내 전자·방송장비 업계 판로 확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LG전자가 주도한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 전송기술 ‘루트(ROUTE)’로 브로드밴드 미디어 연동, HbbTV 2.0 서비스 등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화질 이동방송도 가능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한 여러 파생 기기 등장도 기대된다.

김진필 LG전자 차세대표준연구소 상무는 “ATSC 3.0 기술 확보는 단순히 지상파 4K 전송규격 표준 선점뿐만 아니라 방송장비 국산화와 해외 진출, 차세대 기기 시장 개척 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LG전자와 SBS, MBC,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20일 지상파 4K(UHD) 전송규격 `ATSC 3.0` 국산화 실험방송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20일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에서 박영수 SBS 기술본부장(오른쪽)이 곽국연 LG전자 차세대표준연구소 부사장(가운데)과 지상파 4K 실험방송을 보고 있다.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LG전자와 SBS, MBC,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20일 지상파 4K(UHD) 전송규격 `ATSC 3.0` 국산화 실험방송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20일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에서 박영수 SBS 기술본부장(오른쪽)이 곽국연 LG전자 차세대표준연구소 부사장(가운데)과 지상파 4K 실험방송을 보고 있다.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LG전자, SBS, MBC, ETRI는 ATSC 3.0 세계 표준이 결정되는 대로 올해 2~3분기 국내 지상파 4K 전송규격을 표준안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2009년 개발한 유럽식 DVB-T2보다 주파수 효율성, IP 기반 재난방송, 방송안내정보(ESG) 송출이 가능하다. ATSC 1.0을 사용 중인 미국, 캐나다는 물론 아시아, 중남미에서도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곽국연 LG전자 차세대표준연구소 부사장은 “LG전자는 지상파 방송사와 협력해 ATSC 3.0 상용 기술 개발을 강화할 것”이라며 “LG전자가 보유한 ATSC 3.0, 고화질 기술을 제품에 적용해 소비자가 이전까지 겪지 못한 차별화된 UHD 서비스를 경험토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와 SBS, MBC,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20일 지상파 4K(UHD) 전송규격 `ATSC 3.0` 국산화 실험방송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20일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에서 박영수 SBS 기술본부장(왼쪽에서 일곱번째)와 곽국연 LG전자 차세대표준연구소 부사장(여덟번째) 등 LG, SBS, ETRI 관계자가 기념촬영을 했다.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LG전자와 SBS, MBC,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20일 지상파 4K(UHD) 전송규격 `ATSC 3.0` 국산화 실험방송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20일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에서 박영수 SBS 기술본부장(왼쪽에서 일곱번째)와 곽국연 LG전자 차세대표준연구소 부사장(여덟번째) 등 LG, SBS, ETRI 관계자가 기념촬영을 했다. /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박영수 SBS 기술본부장은 “우리 손으로 만든 최신 기술로 지상파 4K를 선보여야 한다는 데 업계가 공감하고 있다”며 “2018년 평창올림픽 4K 제작과 생방송 송출을 앞두고 국내 업계가 협력해 최고의 4K 방송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ATSC 3.0 지상파 4K 완전 국산화 송출 개요 (자료: LG전자, SBS)

※ ATSC 3.0 실험방송 개요 (자료: LG전자, SBS)

LG전자·SBS, 세계 최초 ATSC 3.0 국산화… 방송장비 시장 선점 기대

LG전자·SBS, 세계 최초 ATSC 3.0 국산화… 방송장비 시장 선점 기대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