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화, 대성 등 에너지분야 대기업 총수들은 다보스포럼에서 ‘포스트2020 신(新)기후변화체제’에 대응한 신사업 전략을 모색했다. 기후변화협약이 에너지사업 최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글로벌 기업과 협력 관계 구축에 시간을 쏟았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 실행에 앞장섰다. 각 분야 대표 해외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현지에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마케팅과 유통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SK 에너지사업은 정유·석화, 가스, 발전 등 화석에너지 비중이 높다.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한 새로운 성장전략 수립이 시급한 상황에서 최 회장이 돌파구 확보에 앞장섰다. SK 경영진도 신기후체제에 맞춰 에너지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을 최대 과제로 꼽고 다보스포럼 기간 동안 열리는 다양한 에너지 세션에 참석했다. 유정준 위원장은 “파리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해 신에너지사업 분야 업체를 많이 만났다”며 “다보스포럼에서 얻은 정보를 사업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에선 김승연 회장의 장·차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부실장이 나란히 다보스를 찾았다.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 등과 함께 사흘간 총 60여회 미팅을 갖고 200여명의 글로벌 리더를 만났다.
7년 연속 다보스를 찾은 김 전무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주관한 저탄소경제 세션에 공식 패널로 나와 장 피에르 클라마듀 솔베이 CEO 등과 저탄소 전략을 논의했다. 김 전무는 “세계 탄소 배출량 중 중국·미국·인도 비중이 50%를 넘는다”며 “향후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태양광 사업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김 부실장과 함께 짜오하이샨 중국 텐진시 부시장을 만나 2016년 발전 계획도 논의했다.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총리를 만나 태양광 계획과 공장 설립을 논의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는 SABIC 그룹 어네스토 오치엘로 부사장을 만나 중동 석유화학업계와 협력 방안을 고민했다. 사우디 아람코 모타심 알 마슈크 부사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협력 프로젝트 개발에 대해 환담했다.
개인 블로그를 통해 포럼 주요 의제를 공유한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기후변화협약 이후 부상할 신사업에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탄소배출권을 두고 선진국과 배출이 많은 개발도상국 간 의견차와 대립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전력 ‘프로슈머(produce+consumer)’ 시장 육성, 제로(0)에너지 빌딩 의무 적용 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