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프트웨어(SW)업계 수출전략에 ‘클라우드’가 핵심으로 부상했다. 물리적 거리, 제품에 구애받지 않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전환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 티맥스소프트, 핸디소프트, 영림원소프트랩, 그루터 등 국내 SW업체는 주력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한다. 확대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고 수출을 강화하는 게 목적이다.
한컴은 지난해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솔루션 ‘넷피스24’를 출시했다. 오피스와 이미지 편집 SW를 클라우드에서 제공한다. 기기나 운영체제(OS), 웹브라우저 종류에 상관없이 사용한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부터 데이터베이스관리솔루션(DBMS) ‘티베로’와 미들웨어 ‘제우스’를 SaaS 형태로 제공한다. 핸디소프트, 제니퍼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안에 그룹웨어, 애플리케이션 성능관리 솔루션을 같은 방식으로 공급한다. 이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연동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해외시장을 겨냥한 퍼블릭 클라우드용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을 출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파트너와 유통계약을 체결하고 현지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판매를 시도한다.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 그루터도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켓 플레이스에 주력 솔루션 ‘타조’를 등록했다. 구글 클라우드를 이용해 SaaS 형태로 공급하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국산SW업계에 부는 ‘클라우드 바람’은 효과적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클라우드를 활용해 SW를 공급하는 SaaS는 판매, 유지보수 비용을 줄인다. 물리적 제품 판매가 아니기 때문에 물류비용을 아낀다. 관리도 한 곳으로 집중한다.
클라우드 인프라(IaaS)는 주로 외산 업체와 협업한다. 한컴, 티맥스소프트, 핸디소프트, 그루터 등은 AWS, 영림원소프트랩은 MS 애저를 이용한다. 해외진출 목적이 크다보니 세계 각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업체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업체와 협업해 SaaS 솔루션을 출시해 마케팅 효과도 노린다.
그루터 관계자는 “내부 구축용으로 제품을 판매하지만 클라우드로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SaaS 형태가 대세”라며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와 손잡으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SW업계 ‘SaaS’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시장도 호황을 이룰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 2014년 2295억원 규모였던 국내 SaaS 시장이 올해 3052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프라를 공급하는 IaaS 시장은 올해 2066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0% 이상 성장한다. SaaS 수요를 잡으려는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와 KT, LG CNS 등 국내 업체 간 경쟁도 본격화된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클라우드 발전법 시행 이후 경쟁력 있는 국산 SW 수출을 위해 SaaS 부문 지원을 강화한다”며 “이들 수요를 잡기 위해 AWS, IBM, 오라클 등 외산업체는 공격적 영업을 펼치며 국내 IT서비스업체도 마켓 플레이스 등으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