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주력산업 위기, 주력수출국 확대로 풀어야”

[이슈분석]“주력산업 위기, 주력수출국 확대로 풀어야”
[이슈분석]“주력산업 위기, 주력수출국 확대로 풀어야”

‘과유불급(過猶不及)’

지금 조성된 저유가 상황은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경제적 상징을 내포한다. 지난해 초 저유가 장기화 가능성을 놓고 우려가 나올 당시 정부 입장은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가 많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해외 자원 의존도와 수출 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생산원가 하락과 소비 촉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 틀린 전망은 아니었다. 실제로 생산원가 하락이 있었고 일부 물가하락에 세월호 이후 냉각됐던 소비도 살아났다. 하지만 도가 지나쳤다. 저유가 장기화는 우리 주력 수출상대국 동반 경기침체를 불렀고 결과적으로 지금은 부정적 영향이 더 커졌다.

일반적으로 유가 하락은 세계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수입물가 하락, 생산비용 절감, 실질가계소득 증대, 소비촉진 등이 대표적 현상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은 유가 50달러선을 기준으로 세계 GDP가 2015년 0.7%포인트(P), 2016년 0.8%P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시간에 있었다. 저유가는 장기화될수록 투자부진, 디플레이션 등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진다. 직접적 타격을 받는 석유시장은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자본지출 축소로 이어졌다. 타 산업군 역시 투자 감소에 따른 프로젝트 취소 사례가 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산업계가 우려했던 것도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세계 경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다. 원유 하락으로부터 시작되는 단가 하락과 가격경쟁, 신규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저유가 악순환 구조로 세계 교역액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저유가 악순환 구조는 현실로 닥쳤다. 세계 교역액도 크게 줄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주요 57개국 교역액은 전년 대비 11.9%나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22.6%)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우리 경제도 희비가 갈린다. 유류비 비중이 높은 항공업을 비롯해 해운, 물류업 등은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반적 물가 하락과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구매력 확대 추세도 보인다. 문제는 주력산업 부진이다. 조선, 플랜트 등 그동안 우리나라 수출 한축을 담당했던 곳이 직격탄을 맞았다.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 부각되는 양상이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신흥국, 산유국 재정위기는 한국 경제 최대 변수이자 불안요소로 부상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신흥국, 산유국 재정위기는 한국 경제 최대 변수이자 불안요소로 부상했다.

조선업은 대규모 프로젝트 취소와 수주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석유회사가 투자지출을 줄이면서 프로젝트를 취소한다. 이에 따라 해양플랜트 발주를 취소하거나 인도기일을 연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조선업은 선수금 비율이 낮고 발주처 맞춤 제작으로 계약이 해지되면 피해가 막대하다. 우리나라 조선 3사 대규모 영업 손실 주원인도 해양플랜트 계약해지에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에서 수행한 SHARQ EG 플랜트.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에서 수행한 SHARQ EG 플랜트.

건설업종도 유탄을 피하지 못한다. 그동안 주택 건설에서 플랜트 건설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새로운 성장을 모색했던 건설사는 주력 시장인 중동 재정난에 맥이 빠졌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중동국가 에너지 인프라 건설 시장을 타깃으로 제2 중동 붐을 꿈꾸던 것과 180도 달라졌다. 조선과 플랜트 분야 실적 난조는 곧바로 철강으로 이어진다. 대형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가 줄다보니 주 원자재인 철강 수출도 타격을 입었다.

산유국(사우디, 캐나다, 노르웨이)의 한국 주식 보유 금액
산유국(사우디, 캐나다, 노르웨이)의 한국 주식 보유 금액

<유가 관련 품목 수출 추이(단위: 백만달러, 비중% /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유가 관련 품목 수출 추이(단위: 백만달러, 비중% /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지역별 수출 전망(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지역별 수출 전망(자료: 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