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보면 ‘자원재활용’이라는 주제가 진부할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습니다. 공익목적 내용을 광고로 알기 쉽게 풀어가기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품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정해진 기한과 예산 안에서 결과물을 내야했습니다. 힘들었지만 많은 댓글과 블로그 등에 올라오는 뜨거운 반응을 보며 보람을 느꼈습니다.”
김은경 환경부 뉴미디어홍보팀장은 영상광고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I am your father)’ 시리즈로 광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김 팀장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부자(父子)간 사랑’의 감정을 우리 생활에서 흔하게 버려지는 쓰레기와 재활용품에 대입해 풀어 낸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영화 스타워즈에 나온 대사 ‘I am your father’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 더 큰 울림을 줬고, 영화를 모르는 젊은 세대한테도 충분히 재미있는 광고적 반전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되짚었다.
사실 이 광고가 나오기까지 지난한 과정이었다. 15회에 걸쳐 광고기획사·자원재활용 관련 전문가·시민단체·홍보전문가 등과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했고, 수많은 이야기를 입혀본 뒤 완성됐다. 김 팀장은 “자원 재활용 과정을 따뜻한 감성적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고 결과적으로 쓰레기에 인성을 부여해 자식을 살리고 싶은 부성애를 강조해 재활용을 강조하는 방식을 영상화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광고는 제작형태도 관심을 끌었다. 광고기획사 이노션이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해 제작했다. 김 팀장은 “공익 목적 광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열의를 보여줬고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 수준의 영상광고를 만드는데 편당 2억원 가량 소요되는데 이노션 재능기부로 실비로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에너지 96% 이상을 수입하고 있고 지난 2014년 한해 수입한 원자재가 4대 수출품(철강·반도체·자동차·선박) 수출액 1.5배가 넘는 371조원에 달하는데도 일회용품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며 “우리 아이들 미래를 생각하면 물건을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쓰임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일방적인 설득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이야기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며 “지난 18일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 시리즈 후속으로 또 다른 쓰레기-재활용품 이야기를 웹툰으로 제작해 SNS로 선보였다”고 밝혔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