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전기차 화재 왜?…전문가 “전기장치 손상 가능성에 무게"

지난 15일 광주 무등산 인근에서 전기차가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는 차량 앞쪽에서 발화돼 차 전체를 태웠다.
지난 15일 광주 무등산 인근에서 전기차가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는 차량 앞쪽에서 발화돼 차 전체를 태웠다.

지난 15일 광주 무등산 도로에서 일어난 르노삼성 전기차(모델명 SM3.Z.E.) 화재가 일반 내연기관차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전기장치 손상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차량 제조사인 르노삼성차도 임의 조작 같은 사용자 원인에 더 비중을 두고 조사 중이다. 해당 차량은 전소됐지만 탑재 배터리 훼손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1월26일자 2면, www.etnews.com 동영상 참조

26일 르노삼성이 자체 조사한 1차 사고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각종 고압선이 포함된 와이어 하네스 피복엔 손상이 없었다. 전기장치 발화 유무를 점검한 결과, 전기차 전용 부품(전기모터 등)에서 화재 원인이나 이상은 없었다. 이날 르노삼성은 차량 외부 원인이나 사용자 임의조작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추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사고는 운전자가 주행 중에 느닷없이 차량 앞쪽 보닛에서 화재가 발생해 뒤쪽으로 번지면서 차량 전체가 불탔다. 발화지점은 차량 배터리가 장착된 뒷좌석이 아닌 보닛이 위치한 앞쪽이다. 보닛에는 전기모터 등 일반적인 전장 부품과 함께 조수석 앞쪽에는 차량 충전을 위한 충전구가 있다. 겨울철 습기로 정전기나 외부 노출이 빈번한 충전구 등에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전기장치에 손상을 입혔을 가능성이 높다. 운전자가 임의로 상시전원을 쓰는 블랙박스를 개조·설치했다면 이 또한 전기장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이달 초 노르웨이에서도 테슬라 전기차 ‘모델S’ 충전구에 충전 플러그를 소켓에 갖다 대는 순간 스파크가 튀면서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내외 내연기관 차량에서도 상시전원을 사용하는 블랙박스로 전기장치에 이상전류 발생 등 손상되면서 일으킨 화재사고도 적지 않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충전구 혹은 보닛 안쪽에서 화재가 시작됐을 것으로 여겨지지만(차량) 앞쪽이 전부 불에 타 정밀 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내연기관 차량 보다 전기에 민감한 만큼 외부에서 허가 받지 않은 장치나 충전구에 수분이나 이물질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전문가 박철완 박사는 “전기차는 주행 중 충전도가 안전 범위 내 있어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발화 가능성은 낮다”며 “허가받지 않은 기술자가 차 특성을 모르고 전기장치에 손상을 입혔거나, 하네스에 발화 흔적이 없었다면 충전구 쪽 이상도 의심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