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일만에 돌아온 외국인 다시 등돌려…본격 순매수 전환 오래 걸릴 듯

외국인이 38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지 하루 만에 다시 순매도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에 먹구름이 짙어가고 있다.

27일 33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난해 12월 2일부터 시작된 역대 최장기간 순매도 행진을 마쳤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28일 160억원가량을 다시 순매도했으며 29일에는 매도 물량을 크게 늘렸다.

38일만에 돌아온 외국인 다시 등돌려…본격 순매수 전환 오래 걸릴 듯

미국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중국 경제 불안이 지속되고 있으며 감산논의가 시작된 국제유가 흐름도 글로벌 경제 위기설을 잠재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본격적인 귀환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27일 외국인 순매수가 오히려 의아한 경우가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날 중국 증시는 6% 이상 폭락장을 연출했는데 국내 증시는 상승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전격적으로 순매수에 가담한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실망한 외국인들이 다시 팔자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3월 회의에서 다시 올릴지 말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미국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는 실망감에 하락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 의결권이 생긴 4명의 FOMC 위원이 첫 의결권을 행사했는데 이들의 선택이 ‘중립’이었다”며 “‘비둘기’를 좋아하는 시장에서 이들의 선택은 ‘매파’로 느껴져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 의결권을 받은 4명의 FOMC 위원 중 3명이 매파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 이들이 회의에서 하는 발언과 경제 관련 연설은 비둘기를 선호하는 시장에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준의 모호한 행보는 결국 달러 강세 기조를 이어가게 하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을 떠나는 또다른 배경은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와 위안화 영향이다.

위안화 가치 불안은 2월 초 발표되는 중국의 1월 외환보유액 감소폭에 따라 재차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12월 1079억달러 감소했던 중국 외환보유액은 시장 개입이 극심했던 1월에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을 확대하기 위한 인위적 경기부양에 나설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어 한국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반전 행보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대를 걸만한 요인은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G2 중앙은행도 세계 경제 불안을 장기간 방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2분기 이전 경제 안정 전환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